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TS에 이어 UN무대에 서 보는 게 우리 목표”

  • 불서
  • 입력 2024.01.09 12:04
  • 수정 2024.01.17 16:20
  • 호수 1712
  • 댓글 1

4대 종교성직자로 구성된 만남중창단
‘종교는 달라도~’대담집 출간 간담회
종교 벽 넘은 국민멘토들의 행복안내서

“상대 종교에 대한 믿음, 혹은 이해는 힘들지라도 (스님인) 제가 신부님, 목사님, 교무님과 함께 어울려 노래를 부르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그것은 상대 종교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종교의 모습은 이런 것이어야 합니다. 앞으로 다른 종교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르는 종교는 아마 미래 사회에서 남아 있지 못할 것입니다.”

세계 최초로 4대 종교성직자로 구성된 ‘만남중창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진 스님은 1월 8일 기자간담회에서 종교간 갈등과 대립이 만연한 오늘날 서로 다른 종교가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존중과 배려라고 했다. 내 종교, 내 믿음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종교에 대한 다름을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탈이 날 것이 없다는 의미다.

‘만남중창단’은 성진 스님을 비롯해 김진 목사(개신교), 하성용 신부(가톨릭), 박세웅 교무(원불교)로 구성된 노래모임이다. 2022년 한 방송프로그램 출연을 계기로 처음 인연을 맺은 뒤 중창단을 꾸렸다. 스스로 밝혔듯 뛰어난 노래 실력은 아니지만, 4대 종교성직자가 한자리에 모여 종교를 떠나 함께 노래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들이 각종 방송과 미디어, 강연과 공연에서 전해준 가슴 따뜻해지는 노래와 지혜로운 말씀은 현대인의 삶에 용기와 희망의 온기를 불어넣었다. 지금껏 공연한 것만 60여 차례. 공연 때마다 찬사가 이어졌다.

그랬던 이들이 이번에는 ‘행복’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대담집을 펴냈다. ‘종교는 달라도 인생의 고민은 같다’(불광출판사)는 종교의 벽을 넘어 대국민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네 성직자들이 행복을 주제로 나눈 대담을 정리한 책이다.

하성용 신부는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조건이 주어져 있음에도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한 상대적 박탈감으로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이 책을 통해 스스로 충분히 감사할 만하고 충분히 행복할 만하다는 것을 되새길 수 있을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김진 목사도 “한국 종교 상황에서 여러 종교인들이 함께 앉아서 세미나를 하고 토론하는 것은 흔하지만 우리는 노래를 통해 대중을 만난다”며 “그런 네 사람이 대중들을 만나 질문받고 또 대화하는 과정을 글로 정리했다는 것은 한국의 종교문화에 있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박세웅 교무는 “부처님이 됐든, 예수님이 됐든, 소태산 대종사님이든 결국 그분들이 종교를 만든 목적은 하나”라며 “결국 인간의 고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를 제시하기 위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현대인들이 겪는 고통의 문제에 대해 4명의 성직자가 대화를 나누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이 시대 종교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책에서 네 종교인들은 각자의 신념과 종교관, 그리고 삶을 향한 깊은 사유를 토대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부터 요즘 사람들이 행복보다 불행을 더 자주 느끼는 이유와 행복한 삶을 위해 개인과 사회가 해나가야 할 일이 무엇인지까지 깊이 있게 다룬다. 저마다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과 기준은 다를지라도, 누구라도 행복해지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절대불변의 가치들을 되새겨 준다.

책에서 저자들이 강조한 행복의 비결은 다정하고 섬세한 마음, 또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줄 아는 용기다. 다정하고 섬세한 마음은 자기 자신과 타인을 향한 사랑과 신뢰로 이어지고, 용기는 베풂과 나눔의 실천으로 연결된다. 특별히 저자들이 타인을 향한 자비심과 배려심을 강조하는 까닭은 이들이 단지 선함과 공익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종교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하나의 삶은 다른 삶과 이어져 있으며, 하나의 존재가 행복하려면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더불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 삶의 보편적인 진리인 까닭이다.

성진 스님은 “불교에서 행복이라는 규정은 모호하지만, 결국 참 인간성에 대한 확인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서 수많은 존재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참 행복은 나와 세상을 함께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상구보리 하화중생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개인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을 동일시하고 그것을 위해 실천해 나가는 삶이 궁극적으로는 참 행복에 이르는 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만남중창단’의 계획을 물었다. 성진 스님은 “다양한 종교가 아주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모습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가까운 목표라면 BTS에 이어 UN 무대에 서보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만남중창단은 1월 26일 오후 7시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청년공간 JU ‘다리소극장’에서 북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도서판매 인세는 ‘(사)종교인평화봉사단’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712호 / 2024년 1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