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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쎄르 린포체가 들려주는 ‘탐심 사용법’

  • 불서
  • 입력 2024.01.09 14:30
  • 호수 1711
  • 댓글 0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축복
캉쎄르 린포체 지음/한수희 옮김/그린비/1만5000원.

“자신이 이미 가진 것을 살피고 자기가 이미 한 일을 똑바로 바라보도록 시도해 보세요. 자신은 이미 아름다운 것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많은 일을 이루었음을 깨달을 겁니다.”

지난해 12월 방한한 티베트 정신적 지도자 캉쎄르 린포체가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제대로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안내한 법문집을 펴냈다. 책은 불교의 근본 번뇌 가운데 하나인 탐심에 대해 분석하고 어떻게 탐심을 다루어야 하는지를 설명한 것으로, 일종의 ‘탐심 사용 설명서’이다. 

그에 따르면 욕망이라는 것은 무엇인가를 ‘원한다’는 마음으로, 어떤 대상을 ‘내 것’ 혹은 ‘우리의 것’으로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무언가를 원하는 마음은 지금 여기에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 되기에 그 자체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 때론 욕망은 삶을 나아지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친 탐욕과 집착은 반드시 괴로움을 수반한다. 가령 미국의 억만장자인 일론 머스크처럼 부자가 되고 싶은 것에는 잘못된 것이 없다. 문제는 일론 머스크처럼 부자가 되지 못한다면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머스크처럼 돼야 행복해질 것이라는 그 생각이 스스로를 행복에서 더 먼 곳으로 이끌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탐’은 마음의 번뇌를 왕성하게 만드는 독약이며, 마음에 증오를 만들어 감사함을 잊게 만든다는 것이다. 
 

때문에 린포체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할 것”을 조언한다. 우리는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기에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렇게 현실적이지 않은 기대를 품으면 더 많은 괴로움과 불만족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오히려 내면의 평온과 만족을 얻기 위한 가장 좋은 해결책은 바로 현재를 사는 것이다. “자족하는 사람은 외적으로 가난해도 마음은 아주 부유한 것”처럼 자기답게 살며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충실할 때 비로소 행복은 자신의 곁에 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탐욕에 대한 진정한 해독제는 만족이며, 제대로 만족할 줄 안다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더라도 그 욕망의 한계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 게 캉쎄르 린포체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캉쎄르 린포체는 1975년 네팔에서 태어났다. 1980년 제14대 달라이라마의 환생을 찾아낸 세 명의 라마 가운데 한 명인 7대 캉쎄르 린포체의 환생자로 알려져 있다. 티베트 불교의 4대 종파의 스승들로부터 밀교와 현교에 대한 가르침을 받았고, 겔룩파 전승의 3대 승원 중 하나인 쎄라 승원을 비롯해 네팔과 인도 다람살라의 여러 닁마 및 까규 승원 등에서 후학들을 지도해 왔다. 지난해 7월 달라이라마로부터 인도 다람살라 귣뙤 승원(Gyuto Tantric Monastery)의 부승원장에 해당되는 라마움제(Lama Umze)에 임명돼 현재 승원의 모든 일을 관장하고 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711호 / 2024년 1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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