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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충실하기 위한 마음탐구

  • 불서
  • 입력 2024.01.16 13:31
  • 수정 2024.01.16 13:38
  • 호수 1712
  • 댓글 0

내 마음의 크기
원영 스님 지음/수오서재/1만6800원

“절밥 먹은 지 30년이 지난 지금 비로소 알았다. 시작의 고통이 클수록 인생의 밑거름이 충분해진다는 것을, 크게 넘어진 고통은 훗날 위기를 버틸 힘이 된다는 것을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작의 문이 두려움일 수도 있다. 설령 그런 상황에 놓일지라도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조금만 시간을 내어 내면을 바라보자. 진정한 깨달음은 늘 시간이라는 다리를 억지로 붙잡고 절뚝절뚝 뒤늦게 찾아오는 법이니까.”

‘청년출가학교’와 고3 수험생을 위한 ‘청춘캠프’ 지도법사, BBS불교방송 ‘좋은 아침 원영입니다’를 진행하며 수많은 청춘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전해온 서울 청룡암 주지 원영 스님이 에세이 ‘내 마음의 크기’를 출간했다. 책은 스님이 절에서 수행하며 자신을 알아갔던 뜻밖의 과정들을 진솔하게 풀어낸 이야기다. 참선을 하거나 경을 읽는다거나 삼천배를 해서 터득한 것들이 아닌, 비가 새는 사찰을 관리하다가, 라디오 방송을 하러 갔다가, 갱년기 증상을 치료하다가, 결혼식 주례를 준비하다가, 문득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향해 눈을 돌리고 시선을 넓혔을 때 오히려 자신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었음을 발견한 경험담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전한다. 
 

불교는 마음의 종교라 부를 만큼 스스로 마음을 돌보고 탐구하는 일에 중심을 둔다. 현혹되고 흔들리기 쉬운 마음을 알아차리고 탁한 마음을 비워내기 위해 정진한다. 때문에 세속과 떨어져 오랜 시간 수행자로 살아가는 스님들의 마음은 늘 평온할 것만 같다.

하지만 원영 스님은 출가의 길을 택했음에도 눈앞의 현실과 인간관계에 고전하며 자주 길을 잃었음을 고백한다. 출가한 후에도 헛된 집착과 소유욕 때문에 마음이 바늘구멍만큼이나 옹졸해질 때가 있었고, 괴로움에 그만 모든 걸 뒤로하고 사라지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러다 좋은 인연들과 단절되고, 치열하게 마주하던 마음도 더는 챙기지 않게 되었을 때 ‘허상을 좇을 게 아니라 내 안의 감로수를 찾는 게 더 중요함’을 비로소 깨달았다. 때문에 스님은 다른 사람이 알아주는 것보다 스스로 충실한가에 잣대를 두며 삶의 힘을 되찾으려 노력했다. 

책은 스님이 스스로 번잡한 세상을 헤쳐나가기 위한 방편으로 그간 다듬지 못했던 마음을 들여다보고자 써왔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 글 속에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방황하는 이들이 스스로 마음을 마주하고 더 넓은 마음의 크기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스님의 따뜻한 마음이 스며 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712호 / 2024년 1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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