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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출가학교’ 첫 졸업생 11인 “진짜 내 모습 찾았다”

  • 교계
  • 입력 2024.02.18 18:21
  • 수정 2024.02.18 19:21
  • 호수 1718
  • 댓글 0

수원 봉녕사, 제1기 여성출가학교 졸업식
4주 간 출가수행 마치고 전원 원만 회향
2월 17일, “세상에 희망의 빛 되길” 당부

“시간이 흐를수록 부패하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시간이 갈수록 맛있어지는 음식도 있습니다. 이처럼 출가학교를 회향하는 여러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내면의 등불을 환히 밝혀 온 세상에 희망의 빛을 퍼트리길 바랍니다.”

수원 봉녕사(주지 진상 스님)가 2월 17일 ‘제1기 여성출가학교 회향식’을 개최했다. 수행을 통해 삶의 가치와 진정한 행복을 찾아갈 것을 서원하며 1월 22일 입교한 11명의 행자들은 이날 4주간의 출가수행을 마무리했다. 회향식에 자리한 행자들의 머리는 어느새 수북했지만, 얼굴엔 편안함이 가득했다. 부모님의 뜻에 따르거나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는 등 각자의 사연을 안고 입교했지만. 졸업을 앞둔 얼굴 하나하나는 뭉돌처럼 단단하고 가지런한 수행자에 버금갔다.

회향식은 고불식에서 서원했던 그 마음가짐이 흔들리지 않고 그대로 이어졌음을 고하며 시작됐다. 금강율학승가대학원장 적연 스님은 “서원을 세우는 것조차 큰 결심이었을 것”이라며 “4주 동안의 용맹정진을 수료함을 격려하고 신망하고 축하한다”고 치사했다. 이어 11명의 행자에게 “사회에 나가서도 모든 생명에게 행복을 전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성출가학교장 진상 스님은 “지난 잘못을 참회하고 기도와 수행으로 지혜의 눈을 받는 성불은 물고기가 용이 되는 어변성룡과 같다”며 “한달 간의 출가수행이 어변성룡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이어 “봉녕사 출가학교의 회향공덕이 행자들의 앞날에 행복과 깨달음의 성취로 다가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회향식을 마친 행자들과 스님들은 대적광전 앞에서 “보리! 이루리!”를 외치며 기념촬영을 했다. ‘보리를 이루겠다’는 서원을 끝까지 놓지 않으며 경건하고 진중하게 진행된 회향식은 활짝 웃는 얼굴로 마무리됐다.

첫 여성출가학교 졸업생을 배출한 보낸 진상 스님은 “팔관재개, 오계 수지부터 차 명상, 명상심리수업까지 4주간 많은 체험과 가르침을 주고자 했다”며 “고된 일정을 소화해내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회향하게 돼 고맙고 대견하다”고 재차 인고의 노력을 치사했다. 이어 “중생심은 달팽이 뿔과 같아서 발심하고 좋은 마음을 내다가도 무언가에 부딪히면 쑥 들어가버린다”며 “앞으로 설령 경계에 부딪혀 중생심이 들어가게 된다고 하더라도 다시 발심하고 일어설 수 있는 튼튼한 마음의 씨앗이 되길바란다”고 졸업생들의 지속적인 수행정진을 거듭 당부했다.

졸업생 무진향(문솔미, 41) 행자는 “처음엔 자신감도 떨어지고 퇴사 후 번아웃이 찾아와 방황하고 있었다”며 “출가학교에 와서 스님들의 따뜻한 위로를 받고 나를 객관적으로 알았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사회에 있을 땐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해 강해졌다면 이곳에선 그런 부분들이 벗겨내 진정한 나의 모습을 되찾은 것 같다”며 “스님이라는 진정한 어른들을 만나고 많이 배운 잊지 못할 경험”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법운지 행자(김선자, 68)도 “올해 68세로 출가 정년의 마지막 기회였다”고 말했다. “‘내가 부처다’라는 프로그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 법운지 행자는 “108배는 하며 부처님과 하나 된 것 같은 마음으로 깨끗한 정신을 일구는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4주간 몸도 아프고 힘들었지만 스님들과 행자들이 끝까지 함께할 수 있도록 많이 이끌어줬다”고 감사를 전했다.

한편 행자들에겐 조계종 교육원이 발간한 책 ‘슬기로운 출가생활’, 봉녕사 사중에서 ‘연꽃향기로 오신 묘엄스님’ 상하권과 원두커피, 설오 스님의 연꽃액자가 졸업선물로 전달됐다.

유화석 기자 fossil@beopbo.com

[1718호 / 2024년 2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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