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중국 사천성 아미산(峨眉山)은 오대산, 보타산, 구화산과 더불어 불교 4대 명산으로 불린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아미산은 보현보살 성지로 유명하며, 예로부터 신선이 사는 곳으로 칭송받던 곳이다. 또한 아미산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식물이 자라며 사천성의 3분의 1, 중국 식물품종 10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아미산은 천혜의 자연이 숨 쉬는 곳이다.
아제여행사가 7월 11일부터 5일 동안 아미산을 비롯해 낙산대불, 대불선원, 무상대사가 주석했던 대자사 등 중국 사천성 일대 주요 불교성지를 찾아 순례를 떠난다.
사천성은 중국 남서부 양자강 상류에 위치하고 있다. 한나라 때는 익주, 당나라 때는 검남이라고 했으며 명나라와 청나라 때 사천성으로 불리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사천성 음식은 매운 맛으로 유명해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으며 차(茶) 발원지로도 유명하다.
이 사천성에서 보현보살의 상징이자 신선이 사는 곳으로 불리는 아미산은 불자들에게 평생에 한번은 꼭 가봐야 할 성지로 꼽힌다. 고려 대학자 이제현이 아미산을 유람하며 지은 ‘등아미산(登峨眉山)’이란 시에서 “파란 구름은 지면에 떴고 흰 해는 산허리 감싸네, 온갖 물상 끝없는 데 사라져 유장한 허공 절로 조용하다(蒼雲浮地面 白日轉山腰 萬像歸無極 長空自寂寥)”고 읊었을 정도로 아미산은 구름이 지면을 덮고 해가 산허리를 도는 높은 곳이다.
아미산과 함께 널리 알려진 사천성 불교성지 중 하나가 바로 낙산대불이다. “세계 최대의 부처님이 낙산(樂山)에 모셔져 있는데, 이 산은 ‘천하의 산수경관은 사천에 있고, 사천의 가장 빼어난 경관은 낙산에 있다’고 할 정도로 주변 경치가 뛰어나다”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낙산대불이다. 낙산대불은 높이 72m에 달하는 현존 세계 최대 석조 불상으로, 낙산대불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민장, 칭이장, 따뚜허의 세 강이 만나는 지점까지 배를 타고 나가야만 한다. 순례단 역시 배를 타고 낙산대불을 친견할 예정이다.
이번 아미산 순례에서는 신라 왕자 출신 무상대사가 주석하며 수행했던 대자사도 참배한다. 무상(無相·684~762)대사는 중국불교에서 500나한 가운데 455번째 나한으로 모셔지고 있으며 중국인들에게도 숭상 받고 있는 선지식이다.
대자사(大慈寺)는 사천성 성도 시내 번화가에 자리하고 있으며, 현장법사가 622년 계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당나라 현종이 무상대사에게 이 사찰을 재건해 상주토록 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당시 96개의 정원과 1000여 폭의 벽화가 있을 정도로 성도에서 가장 큰 도량이었다. 대자사 역시 역사의 흐름길에서 성쇠를 거듭했고, 2004년 도량을 정비해 사찰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현재 사천왕문에서 관음전, 대웅전, 장경루를 중심으로 양변에는 무상대사의 조사당 및 찻집, 서예실, 현장법사 유물전시실, 요사채 등이 자리하고 있어 무상대사는 물론 현장법사의 흔적까지 엿볼 수 있는 도량이다. 02)730-4008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717호 / 2024년 2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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