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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보물 찾는 연습

기자명 세광 스님
  • 청년 칼럼
  • 입력 2024.02.26 13:27
  • 수정 2024.02.26 13:29
  • 호수 1718
  • 댓글 0

군대에서는 16시가 되면 어김없이 체력단련 시간을 가진다. 장병들의 체력 증진을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 일과 중 하나다. 군종장교인 나도 이 시간이면 어김없이 함께 3km를 뛴다. 늦어지는 나의 속도에 늘 인사과장님께서 보조를 맞추어 주시는데, 내 숨이 가빠질 때마다 인사과장님은 힘든지를 묻곤 하신다. 나도 변함없이 너무 힘들다고 대답하는데, 그때마다 과장님은 “그게 정상입니다” 하며 덤덤히 말씀하신다. 처음에는 내게 힘듦을 잊게 해주시려 위로를 가장한 아재개그를 던지신건지 싶어 멋쩍게 웃었는데 매번 듣다 보니 과장님의 저 농담 같은 말이 사실은 굉장히 당연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을 하면 힘이 드는 것이 정상이고 또 힘을 써야 힘이 생긴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가 불안, 좌절, 분노, 슬픔, 외로움 등의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것은 자신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운동을 하면 숨이 차고 숨이 차면 당연히 힘들게 느껴지는 것처럼 그러한 감정들은 너무나 정상적인 것들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러한 감정들을 빨리 털어버리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용사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빨리 긍정적인 감정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감정을 전환하는 방법을 두 단계로 정리해 보았다.

첫 번째 단계는 불성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우리 모두에게는 어떤 번뇌에 뒤섞일지라도 변하지 않는 불성이 있다고 하셨다. 불성은 우리가 태어날 때 이미 우리 마음속에 있는 보물과 같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선물을 줄 때 예쁜 포장을 해서 준다. 왜냐하면 포장은 선물이 보이지 않아서 받는 사람에게 호기심과 설렘을 느끼게 한다. 또 포장을 벗겨냈을 때 예상 못한 선물을 발견하면서 받는 사람의 마음에 더 큰 기쁨을 전할 수 있다. 우리의 마음에 숨겨져 있는 불성이라는 보물도 발견할 수만 있다면 더 큰 기쁨과 충만한 행복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다가온 부정적인 감정에 집착하게 되면 마음의 보물을 찾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아주 간단하다. 바로 연습이다. 골프의 황제 타이거우즈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첫 번째는 연습, 두 번째는 연습, 세 번째도 연습이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우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나는 왜 부정적이고 우울한 감정에 휩싸이는 나약한 사람인거냐며 자신을 탓하기 전에 우리가 그 감정에서 벗어나는 연습을 열심히 해본 적이 있는지 되돌아 보아야 한다.

  아마 나는 앞으로도 힘든 3km 달리기를 이어갈 것이고 여전히 힘들어 할 것이다. 하지만 계속 연습한다면 조금 더 좋아진 속도로 달리기를 하고 있거나 좀 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 체력이 보태어질 것이다.
 

감정을 다루고 대하는 모습도 연습의 영역과 다르지 않다. 부정적인 감정이 다가올 때 내 마음에 숨어 있는 보물에 집중하고 감정을 털어 내는 연습을 지속한다면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시간을 짧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연습을 통해 나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바꾼다면 우리의 삶이 조금 더 좋은 시간들로 채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당연한 감정들을 받아들이고 내 마음의 숨겨진 보물을 찾는 시간을 모두 가져보았으면 한다.

세광 스님 jjiya47@gmail.com

[1718호 / 2024년 2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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