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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믿으십니까?

AI는 가히 혁명이라고 할 만큼 세상을 급속히 바꾸어가고 있다. AI를 활용한 챗GPT가 그 중 대표적이다. 챗GPT는 수많은 문장과 문서를 통해 미리 학습한 뒤 새로운 문장을 생성하는 대화형 인공지능 모델이다. 22년 11월 출시된 이 모델은 사용자의 입력에 따라 가능한 자연스러운 대답을 생성해 낸다. 이 같은 지식과 정보의 혁명으로 그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드물고 불교계 또한 마찬가지다. 최근엔 불교를 주제로한 챗GPT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챗봇, 스님을 모델화한 챗봇이 대표적이다. 인공지능 챗봇은 한 문장의 질문으로 이용자가 원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찾아 상세히 답변해준다. 이를 이용한다면 방대한 불교의 내용을 따로 공부하지 않더라도 원하는 내용을 얻을 수 있다.

더불어 챗GPT를 서비스하고 있는 openAI사에서 23년 11월 GPTs를 출시하면서 그 확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GPTs를 사용하면 누구나 복잡한 과정 없이 AI앱을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지난 1월 사용자들이 제작한 AI앱을 판매,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GPT스토어가 개설됐다. GPT스토어는 공개된 지 3개월여 만에 300만개가 넘는 AI가 쏟아져 나왔다. 누구나 AI앱을 제작할 수 있고 사고팔 수 있게 된 것이다. 불교 관련 챗GPT의 잇따른 등장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긍정적인 요인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본지<1716호 1면>에 소개된 스님AI에 대한 오류가 지적된 예가 있다. ‘스님AI가 존재하지 않는 경전을 존재한다는 듯이 말하고 있다’는 AI의 환상현상, ‘할루시네이션’이 발견된 것이다. 제작자 김영찬 씨도 제작 초기 오류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스님AI 완성 후 시연을 위한 질문을 하는 도중 엉뚱한 경전의 이름이 보인 것이다. 챗GPT의 상위 버전이 출시되자 그는 “이용자들에게 잘못된 부처님 말씀을 전하게 될 것을 우려해 수정했다”며 스님AI의 오류를 곧바로 바로잡았다고 말한다.

챗GPT는 그 활용능력 못지않게 답변에 대한 진위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춰야 한다. 그러려면 제작자와 이용자 모두 인공지능의 우수함이라는 선입견을 내려놓고 냉철함을 유지해야 한다. 불교를 주제로 AI를 제작한다면 불교적 소양을 지니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스님AI제작자도 모니터링과 불교적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만큼 제작자는 전문성과 책임성을 가져야 함을 의미한다.

이용자도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여과없이 수용해선 안된다. 의심하고 자료의 출처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이는 불교에서도 늘 강조하는 바와 다르지 않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이여, 금을 가열하고, 자르고, 문질러서 시험하는 것처럼, 여러분도 내 가르침을 철저히 검토한 다음 받아들이십시오. 오직 붓다에 대한 존경심으로 내 말을 받아들이지 마십시오”라며 자신의 말조차 금을 세공하는 것처럼 철저히 검토한 다음 받아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유화석 기자 
유화석 기자 

AI는 엄청난 축복이며 동시에 재난이 될 수 있다.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작자와 이용자에 달려 있다. 그렇기에 화두를 붙들고 의심의 끈을 놓지 않는 간화선 수행자처럼 AI의 편리함에 길들여지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성찰해야 한다. 그것이 AI를 성숙시키고 자신도 성장하는 길이다.

유화석 기자 fossil@beopbo.com

 

[1718호 / 2024년 2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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