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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도량 바른법연구원

기자명 이재형

금강의 칼로 번뇌를 베어낸다


<사진설명>고양시 원당에 위치한 '바른법연구원' 전경

미륵존여래불을 마음으로 읽어서 귀로 듣도록 하면서 당신의 생각은 무엇이든지 부처님께 바치는 마음을 연습하십시오. 궁리를 가지면 병이 되고 참으면 폭발합니다. 이것이 닦는 사람의 항복기심(降伏其心)이라고 합니다. 아침저녁으로 『금강경』을 읽으시되 직접 부처님 앞에서 마음 닦는 법을, 강의 듣는 마음으로 믿어들으시고 실행하여 습관이 되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육체는 규칙적으로 일하시고 정신은 절대로 가만 두십시오. 이와 같이 100일을 일기(一期)로 하여 대략 10회 가량 되풀이 하시면 몸뚱이로 인연한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지고 장차 어떻게 사느냐 하는 문제가 해결됩니다. 이것은 아상(我相)이 없어진 연고입니다. 이것을 초심불교의 행상(行相)이라고 할까요. 주의하실 것은 공부하겠다면 탐심(貪心)이요, 공부가 왜 안되냐 하면 진심(嗔心)이며, 공부가 잘 된다하면 치심(痴心)이니 이 세 가지 아니하는 것이 수도(修道)일진댄 꾸준히만 하시되 안 하지만 말면 됨이라. 고인(古人)은 사가이면면 불가이근근(斯可以綿綿 不可以勤勤)이라 했지요.
백성욱 박사의 ‘마음 닦는 법’



<사진설명>일요일법회에 참가한 불자들이 장궤합장으로 금강경을 독송하고 있다. 이들은 『금강경』이란 사람이 무엇 때문에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만고의 진리서라고 강조한다.

경기도 고양시청에서 북쪽으로 약 2킬로미터를 가면 원당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다시 한 구비 돌아 우측으로 약 300미터 쯤 올라가면 산기슭에 붉은 벽돌과 흰색으로 꾸며진 2동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이 곳이 바로 참회도량이자 『금강경』 수행도량인 바른법연구원이다. 깔끔하게 정리된 마당을 지나면 건물 앞에 ‘참회’라는 제목의 경구가 쓰인 작은 팻말이 다소곳이 서있다.

백성욱 박사 가르침 실천

‘죄업이 태산 같은 줄 알아야/ 진정으로 수도의 마음 생기나니/ 부처님 전에 정성껏 바쳐/ 일심으로 참회하옵고/ 새사람으로 태어나/ 부처님 시봉 잘 하기를 발원.’ 간결하지만 바른법연구원의 성격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말 그대로 ‘바른 법’을 연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이곳 연구원은 ‘어떤 대상이나 정해진 것은 바른 법이 아니고, 부처님의 말씀을 해석하거나 운영하는 사람들의 용심에 따라 바른 법도 되고 그릇된 법도 된다. 따라서 바른 법을 구하고자 하는 노력은 마음 밖이 아니라 바로 마음 안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바른법연구원이 추구하는 지향점인 동시에 근대 최고의 선지식 중 한분이었던 백성욱(1897~1981) 박사의 평소 가르침이기도 하다.

이곳 바른법연구원은 김원수(홍익대 교수) 원장을 비롯해 백성욱 박사의 제자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연구원을 설립한데서도 알 수 있듯 백 박사의 가르침을 토대로 수행정진하는 불자들의 모임이다. 백 박사는 생전에 공부의 기본을 『금강경』으로 삼아 아침저녁으로 『금강경』을 읽고, 평상시에 부딪치는 사물과 떠오르는 모든 생각에 ‘미륵존여래불’을 염송할 것을 강조했다. 이 두 가지는 결국 자신의 모든 것을 부처님께 바치라는 독특한 백 박사의 수행방법으로 ‘부처님 시봉’과 ‘부처님 전에 복 짓는 발원’을 하라는 백 박사의 가르침과 함께 이곳 바른법연구원의 주요 수행체계를 이루고 있다.

매일 새벽 『금강경』 법회 개최

바른법연구원은 일상에서 부딪치는 ‘불가능한 일’ ‘해결하지 못하는 난제들’도 『금강경』에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성내는 마음에 기초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를 소멸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금강경』 독송과 염불을 통해 진심(瞋心)과 부정적인 생각을 닦아 마음과 육체를 모두 편안하게 하고, 살아 숨쉬는 불법을 실천해 나간다는 것이다.

매주 일요일 10시에 열리는 법회에서는 『금강경』을 독송한 뒤 일정기간 동안 생활 속에서 『금강경』을 실천 수행한 결과를 발표해 논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들 중 10여 명의 회원은 매일 새벽 3시면 이곳 연구원에 모여 5시까지 『금강경』을 반복적으로 독송하고 6시까지 공부 검토를 하는 등 수행을 매일 같이 해오고 있다.

“처음에는 피곤하고 힘들지요. 하지만 수행을 하면 할수록 건강해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오히려 새벽에 수행을 하지 않는 날은 온몸이 찌뿌드드할지경이라니까요.”(김희종 성보고 교사)

심지어 이곳에서 생활하는 불자들도 있다. (주)동보 정재영 이사도 그 중의 한 사람. 90년대 초부터 바른법연구원에서 수행을 시작한 그는 지난 3년 전부터는 아예 이곳에서 출퇴근을 하며 주말이돼야 집으로 간다. “수행을 하면서 참다운 행복과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부에서는 직장생활이 어렵지 않느냐고 하지만 정신집중이 놀랄만큼 좋아지고 대인관계도 원만해져 오히려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정 이사의 말이다.

사회복지에도 적극 참여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새벽공부에 참여하지 못하는 회원들은 집을 도량삼아 새벽 1시나 3시에 『금강경』 독송 수행을 시작한다. 이러다보니 바른법연구원 불자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3~4시간. 평범한 도시인들에게는 비정상적일로 비춰질지 몰라도 간경수행을 하는 이들에게 잠이란 단지 극복할 수 있는 업장에 불과한 것으로, 오히려 잠을 줄이고 수행을 할수록 육체적으로 더욱 건강해진다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특히 정진을 할 때면 3일, 7일, 21일, 49일, 100일 등 기간을 정해 입재와 회향을 하도록 하고 있으며, 정진할 때는 수행시간을 철저히 지킬 것, 적게 먹을 것, 육바라밀을 적극 실천할 것, 졸지 않고 늘 깨어있을 것 등을 강조하고 있다.

임야 1000평, 건평 100평의 널찍한 공간에 자리 잡은 바른법연구원은 이렇듯 치열한 구도의 장인 동시에 늙고 힘든 이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는 나눔의 장소이기도 하다. 지난해 6월 바른법연구원은 사회복지법인이라는 공익단체로 거듭나면서 다양한 복지활동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김원수 원장은 “『금강경』은 사람이 무엇 때문에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만고의 진리서”라며 “『금강경』의 가르침을 올바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수행 및 복지도량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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