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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독립운동가 범산 김법린 선생 향기 되새기다

  • 교계
  • 입력 2024.03.14 16:18
  • 수정 2024.03.15 08:33
  • 호수 1721
  • 댓글 0

3월 14일, 김법린 선생 60주기 추모 다래재 봉행
동국대 정각원서…유족 등 사부대중 100명 참여
“독립운동·행정·정치·교육·외교가 정신 실천해야”

동국대(이사장 돈관 스님)가 3월 14일 오전 11시 정각원에서 ‘김법린 선생 60주기 추모다례재’를 봉행했다.
동국대(이사장 돈관 스님)가 3월 14일 오전 11시 정각원에서 ‘김법린 선생 60주기 추모다례재’를 봉행했다.

불교계 대표 독립운동가이자 학자였던 김법린선생의 60주기를 맞아 뜻을 기리고 추모하는 법석이 마련됐다.

동국대(이사장 돈관 스님)가 3월 14일 오전 11시 정각원에서 ‘김법린 선생 60주기 추모다례재’를 봉행했다. 이 자리에는 김법린 선생 유가족 등을 비롯해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 윤재웅 총장, 정각원장 제정 스님, 문선배 총동창회장, 박동열 건학위 자문위원 등 학교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와 함께 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장, 김주용 국가보훈부 대변인, 한경구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권재일 (재)한글학회 이사장, 정진현 조선어학회선열유족회장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참석해 김법린 선생 60주기를 추모했다.

스님이자 독립운동가·교육자·정치인이었던 김법린 선생(1899~1964)은 일생을 독립운동, 민족 교육계몽, 사회참여를 실천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활동은 물론 벨기에에서 개최된 세계피압박민족 반제국주의대회에 참석해 독립의 정당성을 세계에 알리는 노력을 이어왔다. 1928년 불교계의 귀국 요청에 따라 중앙불교학교 철학 교수, 불교 교학 강의, 불교청년회 활동을 통해 인재육성과 계몽운동에 참여했다. 1930년에는 비밀결사조직 ‘만당’을 창당했으며 우리말 연구와 보급에도 진력했다. 불교혁신운동에 매진하다 만당사건과 조선어학회사건으로 고문을 받기도 했으며, 광복 후에는 불교 교단 총무원장, 관선입법의원, 문교부장관, 민의원,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초대회장을 역임하며 건국의 기틀을 다졌다. 1946년에는 혜화동에 있던 모교를 동국대로 승격하고 1963년에는 동국대 4대 총장을 지내다 1964년 심장마비로 순직했다.

김태연 유족 대표가 대표 헌향하고 있다.
김태연 유족 대표가 대표 헌향하고 있다.

명종 소리와 함께 시작된 추모 다례재는 삼귀의, 반야심경, 돈관 스님·윤재웅 총장·김태연 유족 대표의 헌향 및 대중삼배, 내외빈 대표의 헌화, 봉정 및 행장 소개, 봉행사, 추도법문, 추모사, 추모시 낭독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

돈관 스님은 추도 법어에서 김법린 선생이 실천한 ‘생활불교’ 가르침을 되새겼다. 스님은 “과거 해인사에서 출가했을 당시 김법린 선생이 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종교는 반드시 변해야 한다. 생활 속에 불교가 없다면 불교는 존립할 수 없다. 절 안팎이 둘이 아니다. 유치원·청소년, 승려 등에 대한 복지·사회·문화 교육을 철저히 해야한다’는 글귀를 접했다”며 “이 글은 한마디로 생활불교, 대중불교, 사회불교를 알려주신 것으로 마음에 새기며 멘토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김법린 선생의 뜻을 이어 교육할 것을 다짐했다. 스님은 “김법린 스님이 남겨놓은 사상과 철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저부터 노력해 교육 발전과 동국 발전을 기여하고 불교 중흥이라는 큰 화두를 가지고 살아가겠다”며 “동대를 세우고 동국인으로서 큰 역할을 해주신 김법린 스님의 사상을 다시 한번 고취하고 사부대중도 마음에 새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재웅 동국대 총장.
윤재웅 동국대 총장.

윤재웅 총장은 봉행사에서 “범산 김법린 선생은 불교 지도자·행정가·정치가·교육자·민간외교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한국 현대사의 빛나는 지성인”이라며 “‘진리의 정복자가 되라’는 범산 선생의 당부 말씀과 세상을 보다 좋게 변화시키려는 실천력을 본받아야 한다. 범산 선생 60주기를 맞아 대중 모두가 범산 정신을 돌아보고 향기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법린 선생의 뜻을 기리는 추모사도 이어졌다.

김주용 국가보훈부 대변인이 강경애 국방보훈부장관의 추모사 대독했다.
김주용 국가보훈부 대변인이 강경애 국방보훈부장관의 추모사 대독했다.

김주용 국가보훈부 대변인은 강경애 국방보훈부장관의 추모사를 대독했다. 김 대변인은 대독문을 통해 “김법린 선생은 광복과 민족문화의 발전, 그리고 불교 대중화를 위해 헌신했다. 이 자리가 김법린 선생님께서 이뤄온 평생의 업적을 되새기고 가슴속에 품은 애민의 숭고한 정신을 미래로 계승해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국가보안부도 김법린 선생과 같이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모든 애국자 분들을 끝가지 책임지고 예우하는 인류 보훈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경구 유네스코 사무총장.
한경구 유네스코 사무총장.

한경구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김법린 선생은 제3대 문교부 장관으로 취임하신 1952년, 국회 본회의에서 유네스코 헌장 중수 서약이 만장일치로 가결되고 1954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를 창립했다”며 “한국에서 유네스코 가치를 확산시키고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위원회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초석을 놓아줬다. 조국의 독립, 불교의 헌신, 문화교육을 통한 국가 발전에 헌신하신 김법린 선생의 삶을 기리며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올린다”고 말했다.

권재일 (재)한글학회 이사장.
권재일 (재)한글학회 이사장.

권재일 (재)한글학회 이사장은 “‘조선인으로서 조선어를 모른다는 것은 조선인으로서의 자각을 잃고 조선 민족의 존재를 망각함에 이르는 것이며, 조선어의 발달은 조선 민족의 발전과 큰 관계가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우리말 자체가 바로 민족을 의미한다고 보셨다”며 “그렇기에 김법린 선생은 무엇보다도 일제강점기에 조선학회의 활동에 물심양면으로 앞장서 우리말과 글을 가꾸고 지키는 일에 헌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 사회와 말, 글은 어지럽다. 나라의 사정은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선생의 깊은 뜻을 계승하고 받들어 나가야 한다. 추모재를 통해 선생의 정신을 실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법린 선생의 60주기를 맞아 추모시 낭송도 이어졌다. 추모시는 휘민 박옥순 미당연구소 전임연구원이 낭송했다.

한편 김법린 선생은 20세기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민족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이자, 행정가·정치가·교육자·민간 외교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지성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5년에는 근·현대 지성인으로 국가보훈처로부터 독립장이 추서됐고 2012년 6월에는 국가보훈처와 독립기념관에서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바 있다.

이지윤 기자 yur1@beopbo.com
[1721호 / 2024년 3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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