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은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명상 기법이다. 2012년 미국 성인의 2%가 지난 12개월 동안 마음챙김 명상을 수행한 적이 있다고 보고했는데, 그들의 대부분이 긴장을 풀고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마음챙김 명상을 한다고 했다. 이렇듯 현재의 마음챙김 명상은 종교적 색채가 거의 없는 누구나 수행하는 가장 대중적인 명상법이다. 마음챙김 명상이 이렇게 대중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도록 크게 이바지한 공헌자는 존 카밧진이다. 

존 카밧진은 의대 교수로서 명상의 의학적 잠재력을 인식한 최초의 연구자 중 한 명이었으며 오늘날에도 많은 정신 건강 전문가가 치료계획에 카밧진의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MBSR) 프로그램을 포함한다. 

마음챙김이 현재의 위상을 가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스트레스를 다루는 데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스트레스라는 말이 모든 사람이 쉽게 사용하는 일상적인 용어이지만, 카밧진이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던 1970년대 당시에는 스트레스에 관한 학문적 연구를 시작한 학자들이 드물었다. 1970년대 들어 외래 환자의 대다수가 스트레스 관련 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 분야에서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카밧진은 스트레스를 다루기 위해서 심신 이완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특히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알아차림을 키움으로써 스트레스를 다룰 수 있다고 믿었다. 알아차림은 명상을 하는 사람이 자신의 몸과 마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감지하는 걸 의미한다. 이런 알아차림을 통해 지금까지 몰랐던 몸과 마음의 작용을 알게 되고, 자신이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이다.

카밧진은 20대 시절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을 다니고 있을 때 우연히 학교에서 필립 카플로 선사의 선불교 강연을 듣고 불교에 매료되었다. 이후 카밧진은 여러 스승에게서 불교와 명상 수행을 배웠다. 한국에서 온 숭산 스님과 틱낫한 스님에게서 참선을 배웠고, 잭 콘필드와 조셉 골드스타인의 통찰 명상 협회(IMS)에서 꾸준히 위빠사나를 수행했다. 

존 카밧진의 선구적인 작업은 스스로 훈련했던 명상 수행의 경험을 바탕으로 1979년 명상, 보디 스캔, 간단한 요가 자세를 포함한 집중적인 마음챙김 훈련이 포함된 8주 MBSR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우울증, 불안, 통증 또는 우리가 모두 삶에서 직면하는 일반적인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해 마음챙김 명상을 사용하는 방법을 환자에게 가르치는 것이었다. 마음챙김을 의료 환경에 도입한 이후, 점점 더 많은 연구가 불안, 우울증 및 기타 정신 질환에 대한 치료법으로서 마음챙김이 유익하다는 것을 밝혀내고 있다. 

MBSR 프로그램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한다. “마음챙김은 삶에서 스트레스를 제거하지는 않지만,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더는 스트레스가 당신을 압도하지 않도록 그것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십시오.” 카밧진 박사의 말을 빌리자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에서 그것에 대한 반응, 즉 걱정, 분노, 속상함을 최소화하고 그 상황에서 일어나는 몸과 마음의 느낌을 관찰하고 알아차림으로써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다. 

카밧진은 마음챙김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변화를 ‘치유(Healing)’라고 불렀다. 치유는 치료와 달리 견해의 변화를 의미한다. 알아차림으로 말미암아 몸과 마음이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 알게 되고, 나와 남이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 알게 되고, 자신과 남을 경쟁적으로 보려는 분별하는 의식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마음챙김 치유에 대한 카밧진의 입장은 단지 과학자의 견해만이 아니라 불교 수행에서 스스로 터득한 무아에 대한 이해에서 기원한 것이었다. 과학과 불교수행의 융합을 통해 카밧진은 ‘현재에 대한 자각’과 ‘판단하지 않는 마음 상태’를 끌어내는, 불교 교리에 속박되지 않는 마음챙김 명상을 만들었고 그것은 불교 명상의 대중화를 이루었다. 

 문진건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 cherryhill2736@gmail.com

[1721호 / 2024년 3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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