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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4념처 위빠사나 명상 총정리 

기자명 일중 스님

지혜·통찰력 얻고 깨달음 인도

대념처경의 핵심인 4념처
사마타 후 위빠사나 권장
‘자등명법등명’ 구체적 실천
수행자 바른 깨달음 인도

‘대념처경’의 핵심 주제는 4념처 명상이다. 신수심법 네 가지 대상에 마음챙김을 확고하게 확립시키는 불교 고유의 수행법이 바로 4념처 명상이다. ‘대념처경’은 이 4념처를 위빠사나 방식으로 설명했다. 이 명상으로 지혜와 통찰력을 얻고, 그 지혜와 통찰력은 해탈과 열반, 깨달음의 성취로 수행자를 인도한다. 불교수행자라면 사마타 명상에 머물지 말고, 반드시 4념처 위빠사나 수행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 초기불교의 입장이다. 그동안 29회에 걸쳐서 4념처 명상을 다루었는데, 이번에는 ‘대념처경’ 결어 부분을 살펴보면서 4념처 명상을 총정리해보고자 한다. 

“비구들이여, 누구든지 이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四念處]을 이와 같이 7년을 닦는 사람은 두 가지 결과 중 하나를 기대할 수 있다. 지금 여기에서 구경의 지혜를 얻거나, 취착의 자취가 남아 있으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경지[不還果]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 경전에서는 부처님이 가르친 방법대로 7년을 열심히 닦으라고 권장한다. 아니 6년, 5년, 4년, 3년, 2년… 이렇게 시간을 줄여가면서 마지막에는 보름, 7일 만이라도 4념처를 열심히 닦아보라고 독려한다. 그러면 바로 이 현생에서 아라한과를 성취하거나 아나함과를 성취할 것이라고. 수행결실을 얻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깨닫고 싶다고 해서 깨달아지는 것이 아니다. 깨달음이나 열반의 성취가 일어나도록 수행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필요충분조건이 갖추어질 때, 수행결실은 일어나기 때문이다. 노력을 통해 그런 조건을 갖추어가는 것, 그것이 수행이고 수행자가 해야 할 몫이다. 깨달음을 목표로 삼되, 현재 이 순간 수행자가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깨달음이 아니라 마음챙김과 알아차림, 깨어있음이다. 

부처님은 보름이나 7일만 열심히 닦아도 두 가지 결실 중 하나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짧은 기간에도 아라한과를 성취할 수 있을까? 그렇다. 사리뿟따와 목갈라나 존자가 바로 그 좋은 예이다. 아라한(阿羅漢)은 4단계 성자 중에서 마지막 단계이다. 즉 삼계 해탈자이며 윤회를 종식시킨 청정범행의 성취자이다. 괴로움의 원인을 다 제거한 자, 4성제를 깨달은 자이다. 아나함(阿那含, 不還者)은 아직 미세번뇌가 남아 있는 세 번째 단계의 성자이다. 유신견, 계금취견, 회의적 의심, 탐욕과 악의 등 다섯 가지 낮은 단계의 족쇄 번뇌는 뿌리 뽑았지만, 색계에 대한 욕망, 무색계에 대한 욕망, 자만, 산란심, 무명 등 높은 단계의 다섯 가지 족쇄 번뇌는 남아 있는 상태이다. 어쨌든 4념처 명상은 이 현생에서 성자의 단계를 성취할 수 있다고 부처님은 공언하신 것이다. 그리고 ‘대념처경’ 말미에는 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제시된다.

“비구들이여, 이 길은 유일한 길이니, 중생들의 청정을 위하고, 근심과 탄식을 다 건너기 위한 것이며,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사라지게 하고, 옳은 방법을 터득하고, 열반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위 인용문은 ‘대념처경’ 서두에서도 언급했던 구절이다. 4념처 위빠사나 명상의 목적과 목표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러니까 부처님은 4념처 수행의 메시지를 서두에서 한번 딱 제시하고, 마지막에 한 번 더 강조하며 마침표를 찍는 수미쌍관법의 방식을 썼다. 4념처 명상은 중생들의 번뇌를 정화하고, 근심과 탄식을 가라앉히며,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사라지게 하고, 팔정도의 올바른 방법을 터득하게 하며, 궁극적으로는 열반을 얻게 한다.

결론적으로 ‘상윳따 니까야’에 제시되는 4념처 명상의 중요성을 몇 가지 언급해보고자 한다. ‘자신도 보호하면서 남을 보호하고, 남을 보호하면서 자신을 보호하는 일’ ‘자등명 자귀의, 법등명 법귀의’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바로 4념처 명상이다. 또한 4념처를 많이 닦으면 염오, 탐욕의 빛바램, 소멸, 고요함, 최상의 지혜, 바른 깨달음과 열반으로 인도한다고 했다. 이처럼 4념처 위빠사나 명상은 초기불교의 핵심 수행법이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그럼 21세기 현재, 남방 상좌불교의 수행전통에서는 이 4념처 위빠사나 수행을 어떻게 전승시키고 있을까? 

일중 스님 동국대 강사 satiupekkha@hanmail.net

[1722호 / 2024년 3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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