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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들엔 문화공간, 주민들엔 소통공간…군법당의 변신

  • 교계
  • 입력 2024.03.26 08:15
  • 수정 2024.03.26 10:41
  • 호수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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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보병사단 호국연주사, 장병 문화활동·아카데미 개강 등
3월 25일 선재 스님 초청법회도 장병·주민 100여 명 참석
원경 법사 “종교적 지혜는 인생의 나침반…추억으로 남길”

커다란 박수와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육군 제17보병사단 호국연주사(주지 원경 법사)의 법회 분위기다. 종교인구 감소, 장병 스마트폰 지급 등으로 많은 군법당이 군장병 유치와 신도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곳은 매주 법회 때마다 불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참석하는 장병들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군법당의 틀에서 벗어나 장병들에겐 문화공간, 지역 주민에게는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한식문화진흥원장 선재 스님이 초청법사로 나선 3월 24일 일요법회도 활기가 가득했다. 장병 등 군불자 40여 명을 비롯해 지역주민, 인천·경기 포교사단 등 100여 명이 찾아 성행한 법회는 보현행원, 청법가, 법문, 헌공축원, 석가모니불 정근 순서로 이뤄졌다.

선재 스님은 ‘공양’을 주제로 “궁극적으로 행복하기 위해선 건강한 음식을 몸에 녹이듯 올바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법문했으며, 스님의 따뜻한 조언을 들은 장병들은 “평소 의식하지 못했던 먹는 행위와 건강한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스님 가르침대로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키워가겠다(이원기 상병)” “마음이 절로 포근해지는 시간이었다(배재성 상병)”는 소감을 밝혔다.

법회를 마친 뒤 대중공양에서는 고수와 죽순, 비트를 버무린 샐러드와 버섯 탕수육, 봄나물 비빔밥, 절편, 조랭이떡국 등 부대에서 접하기 어려운 음식들이 입맛을 돋웠다. 호국연주사 신도회가 직접 재료를 공수해 요리한 음식이다. 정성이 한가득 담긴 공양은 선재 스님의 법문이 더해져 장병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지난해까지 코로나 여파가 남아있던 호국연주사가 이처럼 활력을 되찾은 데에는 근무지마다 불자들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온 주지 원경 법사의 원력이 숨어있다. 원경 법사는 11월 취임하자마자 불자 장병 모임인 ‘용화회’를 신설하고 사단을 비롯한 예하 여단 불자 신도회를 재정비해 금강회, 관음회를 출범시켰다. 대대 군종병 제도인 용화회 장병들에겐 달에 한 번씩 인근 사찰·유적지 탐방, 최신 영화·K-리그 관람 등 문화활동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달에는 인천 월미도, 강화 전등사를 다녀왔다. 장병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이날 법회에도 군종병 10여 명이 참석해 준비와 정리를 도왔다.

지역 불자 대상으론 상하반기 정기 불교아카데미를 진행했다.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법구경’ ‘금강경’ ‘유마경’ 등 경전 해설 및 강의가 이뤄지며, 이번 학기 ‘금강경오가해 육조 해의’ 강의에는 오프라인 40명, 온라인 20여 명이 수강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에는 네이버 밴드와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통해 ‘금강경, 한 줄 사경’을 진행, 불자들이 댓글로 한 구절씩 다시 작성하며 마음에 새기도록 이끈다.

이밖에 각종 기도불공과 더불어 매주 사중 일정과 법문 내용을 담은 ‘호국연주사 법보’를 직접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웅전 좌복 100개 불사를 회향했다. 원경 법사의 이 같은 원력은 거쳐온 근무지에 차곡차곡 쌓여 많은 불자에게 발심의 계기로 작용했고, 호국연주사도 취임 4개월 만에 활력을 되찾기에 이르렀다.

이동엽 소령은 “현재 호국연주사는 코로나 여파가 남아있던 지난해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북적인다”며 “지나가는 인연일지라도 장병과 불자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려는 스님의 노력에 발맞춰 거듭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원경 법사는 “종교적 지혜는 군생활과 인생의 훌륭한 지도이자 나침반이 될 것”이라며 “법우들의 군생활에 봄바람 같은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고 전했다.

호국 연주사는 4월 13일 용화회 서울 고궁 남산코스 투어, 21일 봉녕사 율주 적연 스님 초청 수계대법회, 6월 1일 반야심경 원데이 올데이 클래스, 6월 17~21일 일본 오사카-교토 성지순례를 진행할 예정이다. 호국연주사 밴드(band.us/band/92892742)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723호 / 2024년 4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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