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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순간도 알아차림을 놓지 마라”

기자명 탁효정

미얀마 삼장법사 우 간따마라 스님

미얀마 최연소 삼장법사 우 간따마라 스님이 한국을 방문했다.
삼장법사란 미얀마 정부에서 시행하는 승려 자격 시험의 일종으로 1달여 동안 경·율·론 삼장 시험을 치러 통과한 스님을 지칭한다. 이 시험은 경(숫다)·율(위니야)·론(아비담마)에 관련된 40권의 책을 모두 외워 전체 내용을 통달해야 합격하는 시험으로 미얀마의 모든 스님들이 수차례에 걸쳐 도전하는 시험이기도 하다. 우 간따마라 스님은 출가한지 13년만에 이 시험에 통과했다.

이 시험에 합격한 스님에게는 정부와 승가회에서 특별 칭호를 하사하며, 지정 사찰의 학장직과 함께 해외 출입시 정부의 지원, 연금 등 다양한 특혜가 부여된다. 미얀마에서 54년간 시행돼온 이 시험에 통과한 스님은 단 11명에 불과하며, 그 중 3명이 입적해 현재 8명만 남아 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우 간따라마 스님은 미얀마에 주석하는 8명의 삼장법사 중 최연소 삼장법사에 해당한다. 스님은 미얀마 선원의 초청으로 처음 한국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스님은 7월 24일 압구정동 보리수선원에서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법문을 했다. 다음은 스님의 법문과 문답을 요약한 것이다.

△중생들이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이 세상에는 두 가지의 법이 있는데, 첫째는 윤회 안에서 현재의 삶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며 두번째는 윤회를 벗어나 니빠나(열반)를 경험하는 것이다. 이 두가지 법은 상반되거나 별개의 것이 아니다. 이 두가지 법을 모두 원만하게 성취할 수 있기 위해서는 여섯가지 덕목을 지켜야 한다.

첫 번째 덕목은 건강이다. 건강해야 학문을 닦을 수 있고, 건강해야 지혜를 얻을 수 있으며, 경제적 활동도 가능하고 수행도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도덕적인 실천(持戒)이다. 경제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도 수행을 통해 열반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도 그 나름의 룰을 지켜야 한다. 계율이 청정해야 마음이 고요해지는 사마띠를 얻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좋은 친구, 도반, 스승이 필요하다. 학문을 닦는 데 있어서도 좋은 친구나 스승이 필요하며, 경제적인 활동을 하는데도 지혜가 있는 친구의 도움이 필요하듯이 윤회를 벗어나기 위한 수행을 하는데 있어서도 좋은 도반과 스승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네 번째는 견문 지식이다. 이 세상을 사는데 있어서 능숙한 지혜가 필요하고, 돈을 버는데 있어서도 견문 지식이 필요하듯 위빠사나 수행을 하는데도 그 과정을 정확하게 아는 선지식이 필요하다.

다섯 번째는 선한 이들의 법을 닦는 것이다. 다른 이를 다치지 않게 하는 것, 세상에서 우선 순위를 두는 여러 가지 룰을 이해하는 것, 허물없이 수행을 닦는 것도 이 세상을 벗어나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여섯 번째는 노력이다. 학문을 닦는 사람들이 온 힘을 기울여야 성공할 수 있고 경제적인 노력을 기울이면 부자가 될 수 있듯이 위빠사나 수행자들도 지극한 노력을 기울여야 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 지극한 노력에는 반드시 지혜가 함께 해야 참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상좌부 불교의 특징은.

상좌부 불교는 근본불교를 전하는데 있어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경·율·론 삼장을 구족하고 있어 승가학교에서 완벽하게 불법을 배울 수 있다. 또 세계적인 스승이 많아 교학과 수행을 전하는 활동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최근 스리랑카에는 스님들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정치에 참여하고 있으며, 태국에서도 스님들의 정치적인 발언과 행보가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미얀마에서는 스님들이 정치를 외면하고 사회개혁에 관심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이유가 있다면.

미얀마의 스님들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 출가자로서 수행을 하고 경·율·론을 공부해 불법을 펴는 일이 스님의 본분이다. 그 밖의 것들은 예외적인 것들로 수행자의 본분에 속하는 일은 아니다.

△열반이란 무엇인가.

니빠나 즉 열반이란 고요한 본래의 성품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는 촛불이 켜 놓았다가 다 사그라진 것과 같은 상태다. 더 이상 고통을 불러일으키는 갈망이 없는 상태가 열반인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왜 열반을 얻어야 하는가. 열반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고 자유이기 때문이다.

△삼장법사가 된 후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출가자로서 경율론을 공부하고 수행을 한다는 점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다만 예전에는 혼자서 공부하는 일에 열중했다면 요즘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부해야 하는 일이 잦아졌다. 지금은 만달레이 사가임 시 인근에 위치한 담마나라 사원에서 학생들에게 삼장을 가르치고 있다.

특별히 승려로서 다른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스님들보다 그런 역할을 해야 할 의무가 더 늘어났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스님은 경·율·론 삼장을 통달했다고 하는데, 삼장을 꿸 수 있는 가르침이 있다면 무엇인가.

부처님께서는 항상 모든 사람이 부처이고 윤회를 벗어나 열반 고요의 세계를 갖춘 존재임을 가르쳐주셨다. 부처님은 우리가 부처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항상 사띠(마음챙김, 알아차림)를 잊지마라, 사띠를 항상 챙기라는 가르침을 내렸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에 마지막 하신 말씀도 항상 알아차림을 함께 하라는 것이다.

현재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놓치지 말고 매 순간 알아차리라는 것을 가르치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지금 당장은 한국에서 2주일 동안 머무르며 한국에 관한 견문지식을 쌓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일에 전력할 것이다.

정리=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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