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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납자의 법보시 40만부

기자명 김민경
  • 불서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원로의원 동춘 스님 효사상 고취 위해

『부처님이 들려…』 , 『밤톨이와…』 보급


여기 한 스님이 계시다. 반세기 전인 1956년에 출가하여 평생을 선방에서만 지냈다. 공식적으로 밝히는 행장이 단 두 줄도 넘어가지 못할 만큼 선방에서 정진만 하며 살아와 누구나 ' 납자 ' 로만 기억하는 스님이시다.

그런 스님이 3년 전 어느날 한반도에서 첫 손꼽히는 학승으로 유명한 월운 스님에게 『부모은중경』을 번역하여 강화(講話)와 이론을 붙여서 청소년들이 읽기 좋은 법공양감을 만들어 달라고 조른다.

평소 선방에서 정진만 하던 납자의 입에서 너무나 뜻밖의 말이 나왔기에 월운 스님은 잠시 어정쩡하게 망설이다가 이런 저런 자료를 뒤적여 보곤 별달리 더 좋은 글을 쓸 자신이 없어 '이미 간행 된 것 가운데 어느 하나를 골라 법공양에 쓰면 어떻겠느냐'고 제의한다.

그래도 그 선사는 '강화를 붙여서 청소년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해달라'며 계속 조르고 또 조른다. 그리하여 나온 책이 『부처님이 들려주는 효 이야기』(조계종출판사, 2002)다. 이 책에는 ' 불교경전에 나타난 효 '(신성현) 등 7가지 주제의 불교와 효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 청소년들이 효의 문제를 되돌아보게 하는 글들이 실려 있다.

월운 스님을 끈질기게 괴롭히던 그 스님은 이 책을 무려 20만 부나 단 한번에 인쇄하여서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무상으로 보급했다. 학교마다 설치되어 있는 학급문고에서 우리의 청소년들이 이 책을 만날 수 있도록 말이다. 선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지난 2002년 12월에 이르러서는 보다 어린 청소년들의 효사상 고취를 위해서 만화책을 출간한다. 제목은 『밤톨이와 얼짱이의 효도뚝딱』.

어린이들에게 인기 높은 최병용 화백에게 글과 그림을 맡겨서 역시 20만 부를 단 한번에 찍어 대한민국의 모든 초등학교와 종합병원 문고에 전달했다. 이 책은 불교유아교육협회에 등록된 불교유치원에도 보내어질 계획이라고 한다. 이와같은 특별한 법공양이 이뤄진 자세한, 숨은 사연은 알 길이 없다. 평소 못다한 부모님에 대한 효를 실천해 보고, 또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효사상을 보급시키고 싶었다는 것이 전해지는 이야기의 전부였다. 선사는 자신의 선행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극구 꺼리고 있다고 한다.

기자정신으로 면밀히 추적해 보았다. 미담의 주인공은 동춘(東春) 스님이다. 석암 선사의 상족(上足)이며 현 조계종 원로회의의 원로의원이신 분이다. 문경 봉암사 주지를 역임하신 후 지금은 모처에서 홀로 정진하고 계신 선사이시다.


김민경 기자mkki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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