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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종교 신자의 불교공부

기자명 법보신문

神을 믿고 나를 만나기 위해서는
‘참나’에 대한 모색부터 해야한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다 보니까 종교가 없는 분이나, 심지어 타종교 신자들까지도 의외로 수행과 마음공부에 큰 관심을 가진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그런 분들은 하나같이 불교의 가르침은 좋은데, 타종교를 공부한다는 것에 대해 왠지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그때마다 나는 단호하게 ‘오히려 불교를 좀 더 깊이 믿고 실천하였을 때 비로소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말씀드린다.

조금 다른 쪽으로 접근해 보자. 보통 많은 사람들이 ‘불교가 종교냐 아니냐’라는 문제에 대해 묻곤한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불교는 당연히 종교다. 그러나 ‘Religion’은 아니다.
흔히 종교라고 하면 창조신과 같은 절대자를 연상하기 마련인데 그 이유는 서양에서는 ‘Religion’이라는 말 자체에 창조신의 존재를 강하게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라는 말의 영단어인 ‘Religion’은 신학자들의 해석에 따른다면 '다시(re-) 결합한다(-ligion)'는 뜻으로 기본적인 개념이 ‘신과 인간의 재결합’이라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Religion’이란 말은 신에 대한 신앙을 본질로 하는 개신교나 천주교 등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엄격히 말한다면 불교는 ‘Religion’이 아니다. 불교는 ‘Religion’이 아니라 ‘종교(宗敎)’이다.

종교라는 말은 원래 불교에서 나온 말로 불교가 바로 정확한 의미의 종교인 것이다. 종교라는 용어는 『랑카바타라 수트라』라는 불교 경전이 중국에서 『능가경(楞伽經)』으로 번역될 때 처음으로 쓰였던 말로서 ‘종(宗)의 가르침(敎)'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종’이란 ‘궁극적인 진리’, ‘불교 교리의 요지’ 등을 의미하는 용어로 쓰였다. 그러므로 ‘종교’란 ‘궁극적인 진리에 대한 가르침’ 이란 의미를 가진다. 그러니 ‘불교가 종교냐 아니냐’ 하는 문제는 어리석은 질문이다. ‘불교는 종교이며, 개신교나 천주교는 Religion이다’라고 해야 옳다. ‘Religion’에서는 나 이외의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도 하고, 우상을 숭배하지 말라고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Religion’이라는 영역 안에서의 문제다. 지금 말하고 있는 ‘종교’라는 영역, 불교라는 영역은 그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며, 그것을 초월하는 문제다.

다시말해 기독교를 믿는다고 하더라도 불교공부를 하지 못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아니 오히려 참으로 신을 믿고자 한다면 당연히 불교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종교’가 무엇인지, ‘불교’가 무엇인지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종교란, 불교란 나와 이 세상을 포함한 ‘진리’ 그 자체이며 우리들의 삶 그 자체이다.

이 세상에 그 어떤 사람도 자기 자신의 근본인 ‘참나’를 찾는 일을 소홀할 수는 없다. 그것은 내 인생의 직무유기와도 같은 것이다. 내가 나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자 하고, 내 인생의 진리가 무엇인가를 알고자 하는데 여기에 무슨 예외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하느님을 믿는다고 ‘참나’가 누구인지를 몰라도 된다는 말인가. 이 공부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그 어떤 사람들에게도, 아니 일체 모든 존재에게 있어 가장 근원적인 문제다.

그렇기에 타종교 신자든, 무교든 인정하건 인정하지 않건 간에 그 누구라도 태어나면서부터 수행자이다. 또한 수행자의 본분은 깨달음이다. 내가 나 자신에 대해, 인생의 진리에 대해 깨닫겠다는 것이 왜 어떤 특정 종교만의 영역이란 말인가. 타종교 신자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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