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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지 알아차림의 확립』(사념처)

기자명 법보신문

남보다 먼저 나를 용서해라

위파사나 핵심 알아차림·마음집중

초심자는 자비·관용부터 익혀야


위파사나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부처님 수행법의 원형이 담겨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매력이지만 스님들의 전유물인양 인식되고 있는 화두선의 권위주의적 냄새가 없는 점도 일반인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특히 최근에는 태국, 미얀마, 스리랑카 등 남방불교의 선지식들이 우리나라를 찾아 위파사나를 직접 지도하는 등 교류의 폭이 증가한 것도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풍요 속에 빈곤이랄까? 위파사나에 대한 관심은 늘고 있지만 효과를 장담하기엔 아직 이르다. 아니, 최근에는 위파사나 강좌와 수행센터가 증가하는 반면 위파사나가 본래 목적인 깨달음에서 한참 빗나가고 있다는 비판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빠른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기술적인 측면과 기교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니 근본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여기에 현대인들의 큰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인 스트레스 해소와 같은 기능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점차 상업화로 변질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 5월 보리수 선원에서 출간한 『네가지 알아차림』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책이다. 책 제목에서 보듯이 네가지 알아차림은 불교 초기경전인『대념처경』에 관한 것이다. 신수심법(身受心法)에 대한 알아차림과 집중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길을 설명하고 있는 위파사나의 기본이 되는 경전으로 영어로는 ‘Buddha’s Mahasati patthana Sutta’라 불린다.

현재 시중에는 『대념처경』과 위파사나 수행에 대한 다양한 해설서가 나와 있다. 그러나 『네가지 알아차림』은 기존의 책들과 다른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붓다의 깨달음에 가장 가까이 갔던 근세의 선지식 미얀마 마하시 스님의 가풍을 잇고 있는 우 실라난다 스님이 30년 넘게 서양에서 위파사나를 지도하며 풀이한 내용을 담은 『The Four Foundation of Mindfulness』을 모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풀어냈던 스님의 자애로운 육성을 생생히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커다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대념처경』에 대한 우 실라란다 스님의 해설, 한글 원문, 위파사나를 수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명상지침 등 3부분으로 정리돼 있다. 해설을 통해 위파사나에 대해 개요를 정리하고, 경전을 읽고 실습에 들어가는 과정을 한 권의 책 속에 녹여 낸 것이다.

스님은 이 책에서 위파사나의 핵심은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집중력을 가지고 마음이 대상에 얼마동안 머무를 때, 수행자는 마음과 몸의 본래 성품을 알게 되고, 그것들이 덧없고(無常), 만족스럽지 않고(苦), 실체가 없음(無我)을 알게 된다는 것. 다시 말해 알아차림과 집중을 통해 지혜가 있을 때 수행자는 모든 욕망과 고뇌를 없앨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스님은 초심자들에게는 수행 이전에 관용과 자비를 가질 것을 권유하고 있다. 관용과 용서의 첫 번째 대상은 물론 자기 자신이다. 수행자는 남을 용서하기보다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일이 더욱 어렵기 때문이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존재에게 자비심을 내기란 난망한 일이기 때문이다.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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