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염불삼매 들면 다시 뵈오리까

기자명 법보신문
  • 불서
  • 입력 2004.11.17 13:00
  • 댓글 0
『말씀, 부처가 보이신 길』청화 스님 법문 / 이른아침

벌써 1년이다. 우리시대 진정한 수행자의 삶을 올곧게 실천하며 그 모습 그대로 후학들의 사표가 되어주셨던 청화 스님이 지난해 11월 12일 우리 곁을 떠나 적정에 드셨다. 스님은 일생에 걸쳐 수행하시며 깨우치신 경지를 가장 쉽고 합리적인 언어로 대중에게 전달하였으며 동시에 그 가르침과 삶이 추호도 다르지 않았기에 아직도 많은 불자들이 스님을 그리워하며 그 말씀에 목말라 하고 있다.

이 책은 스님의 가르침 가운데 특히 염불선을 강조하신 법문만을 별도로 모아 담고있다. 스님의 모습은 이제 사진으로만 남아 그리움이 되었지만 넘기는 책장에선 스님의 생생한 목소리가 아직도 사자후를 내뿜고 있다.

스님이 일생 수행하신 염불선은 속세에서 삶을 영위하기에 화두와 참선을 실천할 수 없는 많은 이들에게 수행의 길을 열어 주는 감로와도 같았다. 염불선은 언제 어디서나 실천할 수 있는 수행의 방편인 동시에 깨달음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누구나 수행의 성취에 다가갈 수 있는 쉬운 방편이라는 것이 스님의 가르침이다. 생전의 스님이 그러하듯 책은 일반인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염불선의 장점과 방법들을 상세하고도 쉬운 언어로 펼쳐 보여주고 있다.

“내가 부처임을 믿는 그 마음이 바로 염불선입니다. 염불은 원효대사에서부터 서산대사에 이르기까지 불교의 전통이었습니다. 어느 시대 어디에서나 위대한 분들은 참선과 염불을 하나로 보고 실행하셨습니다. 우리 중생이 부처이기 때문에 내가 바로 부처임을 믿는 것이 곧 염불이죠. 밖에서 부처를 구하면 단순히 복을 비는 방편 염불에 지나지 않지만, 대상을 떠나 본체를 부처로 설정하고서 그것을 안에서 구하면 그것이 바로 염불선이 되지요.”

청화 스님하면 많은 이들이 가장 먼저 장좌불와와 일종식을 떠올린다. 스님은 4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장좌불와를 실천했고 하루에 한끼만 먹으며 오후엔 일체의 곡기를 먹지 않는 일종식을 수행하셨다. 이처럼 수행에 철저하고 한 치의 흐트러짐도 용납치 않은 스님이셨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직 염불선 만을 고집하셨던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근기에 따라 수행의 방편을 정해야 한다는 유연함도 함께 지녔음이다.

“공안도 좋고 염불도 좋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부처님의 이름을 염호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가르침에 기반을 둔 염불이 가장 쉬운 방편일 것입니다. 부처님의 이름은 그 자체가 신통한 깨달음의 방편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느린 걸음이거나 혹여 돌아가는 길이 될지라도 모든 중생이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도록 함께 정진하길 바랬던 스님의 간절한 마음이 염불선의 가르침 속에는 담겨 있다. 우리 곁에 왔던 진정한 스승의 목소리가 아직도 글 밭 사이사이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듯 생생하기에 그리움은 책장보다도 수북히 쌓인다.
12,000원.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