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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접목 필수”…“스님 인식전환 먼저”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4.12.16 11:00
  • 댓글 0

포교 어떻게 할 것인가

“지역적 특성 살린 포교정책이 없다”

“전략-시스템 포교제 도입 긍정적”

“포교도 집중과 선택이 필요한 시점”


<사진설명>조계종 포교 10개년 개획안 수립 공청회에 토론자들이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다.

조계종 포교원이 홀로서기를 시도한지 10년만에 지난날의 과오를 스스로 반성하고 새로운 10년을 열어갈 포교 10개년 계획안을 마련, 이를 종책으로 확정하기에 앞서 사부대중 앞에 내 놓았다.

포교원이 1년여의 여론수렴 및 연구과정을 거쳐 향후 10년 동안 추진할 10대 부문 100대 사업을 담아 내놓은 ‘수행플러스 포교전략’은 대중들 사이에서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12월 9일 포교원이 개최한 공청회에서는 “미래지향적 포교전략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수행을 접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당위론과 “비 불자를 불자화 하는데 적합하지 않다”는 부적합론이 맞서는 등 수행플러스 포교전략을 둘러싼 논쟁이 뜨거웠다.

포교원의 제안 설명 이후 첫 지정토론자로 나선 주경 스님(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사무국장)은 “포교원이 제시한 10대 부문 100대 과제는 지난 10년간 이미 추진했던 사업이 대부분이고, 종단 포교의 새로운 흐름을 잡아갈 문제제기조차 충분하지 않다”고 포문을 열었다.

주경 스님에 이어 토론에 참여한 본각 스님(중앙승가대 교수)은 수행 포교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포교에 있어서 수행이 전제되어서 포교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계층이 전체 포교대상자 가운데 몇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지 검토한 후에 수행포교가 전제되어야 한다”며 수행포교에 의문을 제기했다. 본각 스님은 이어 본사주지, 종회의원, 재무담당 스님 등 종단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인사들의 인식전환 필요성을 제기해 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조계종 전국 24개 교구본사를 대표해 토론에 나선 동화사 포교국장 혜경 스님은 현대사회의 포교환경을 전쟁에 비유해 “포교원은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교구본사는 전술을 세우며 일선 말사들은 실전에 나서는 형국”이라고 전제하고 “종단, 교구본사, 말사가 공통으로 인식하지 못한 포교전략은 성공하기 어렵다”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계종의 정체성 확립과 수행의 중요성에 동의의 뜻을 표명한 스님은 “어른의 생각이 변해야 집안이 변하는 것처럼, 종단의 어른들 생각이 ‘군림’하는데 있어서는 안된다”며 본각 스님의 주장처럼 포교의 전제조건으로 스님들의 인식전환을 주문했다.

이어 수행플러스 포교전략과 관련해 포교 주체가 지금까지의 개인이나 스님 중심이 아니라 종단 차원의 전략과 시스템, 프로그램에 의한 포교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박영동 교법사(명성여고)는 “포교 전략의 방법으로 자신의 수행을 강조한 점을 바람직하나, 지나치게 강조하면 오히려 포교전략상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나친 수행 강조를 경계했다.

재가단체 대표로 토론에 나선 중앙신도회 이상근 총무부장은 “발심과 수행 중심으로의 포교 패러다임 전환은 매우 적절하다”고 포교전략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양적 성장 뿐아니라 질적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 산재한 각종 자원을 조사, 분석, 관리하는 DB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단기출가학교 개설로 여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월정사의 박재현 기획차장 역시 “수행플러스 포교전략은 매우 의미 있고, 종단사적으로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성과”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차장은 그러나 포교예산을 문제로 지적했다. 포교원 예산 21억 원 중 사업예산은 6억 원에 불과할 뿐이라고 분석한 박 차장은 “이러한 예산으로 10년간 100대 과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차장은 “쌍방향 포교를 위해 교구본사의 포교력 향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종단차원의 종합적 재점검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정토론자들의 주장이 이처럼 엇갈리며 종무기관에 대한 주문이 폭주하자 수행플러스 포교전략 수립에 적극 참여해 온 포교연구실 박희승 차장은 “토론자들의 비판과 지적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것”이라 면서도 “포교전략은 방향성과 궁극적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며 중앙의 전략은 100개 사찰이든 500개 사찰이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사부대중들 역시 유연한 입장에서 포교전략을 분석해 줄 것을 요구했다.

<사진설명>공청회에 참석한 청중들도 포교 정책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편 공청회에 참석한 대중들은 “포교전략이 이론과 외형에 치우치고 간화선 위주로 구성됐다(마곡사 포교국장 마가 스님)”는 입장을 비롯해 “재가자의 수행은 현장에서 이뤄져야 하는 만큼, 직장과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재가연대 박광서 대표)”, “이 사회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극빈층 포교전략이 없다(불자 노동운동가)”, “스님들의 사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봉선사 포교국장 묘수 스님)”, “재정 확충은 어떻게 할 것인가(진해에서 온 불자)”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하며 조계종 포교 10개년 계획으로 제시된 수행플러스 포교전략에 뜨거운 관심을 표명했다.

포교원은 공청회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보완해 12월 27일 10개년 계획 보고회를 갖고, 2005년 1월 20일 별원 10주년을 전후해 공표할 계획이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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