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광고는 조금만 유심히 지켜보면 조계종 종립대학인 동국대에서 만든 광고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구석이 있다. 두 손을 깍지 낀 채 고개 숙여 기도하는 엄마의 모습은 불교정신의 구현을 위해 설립된 동국대의 홍보광고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동국대는 “이번 광고는 불자, 비불자를 떠나 입시생을 둔 모든 학부모의 간절한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을 뿐”이라고 해명한 뒤 서둘러 염주를 두르고 합장한 엄마의 모습으로 광고를 다시 제작, 12월 7일 H신문에 게재했다.
그러나 이번 광고 파문이 일단 해프닝으로 끝을 맺었지만 최근 동국대의 행보에 주목할 만한 대목이 있다. 동국대는 가급적 불교라는 색채를 제거하려는 움직임을 요즘 들어 부쩍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11월 29일 열린 제205차 동국대 이사회에서도 일산불교병원의 명칭을 두고 이사들간의 논란 끝에 공식명칭은 ‘동국대 일산불교병원’으로 하되 병원 외벽 간판은 ‘불교’를 뺀 ‘동국대학교 병원·한방병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불교’가 들어가면 일산지역의 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일산불교병원은 ‘불교병원’을 마련하겠다는 불자들의 염원을 담아 십시일반으로 낸 후원금으로 건립된 병원이라는 점을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기독교계가 설립한 ‘성모’병원이 이름 때문에 적자를 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은 있는지 되묻고 싶다.
동국대는 불교계를 대표하는 조계종 유일의 종합대학임을 드러내기가 부끄러운 것일까?
권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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