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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학 활성화는 종단-학자 공동의 몫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5.01.05 10:00
  • 댓글 0
본지가 전국의 불교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불교학자들의 현실이다. 이미 공공연히 알려진 일이기는 하지만 설문결과 교수를 제외한 불교학자 대다수가 ‘신분의 불안정’과 ‘경제적 빈곤’을 겪고 있다는 게 사실로 드러났다.

사실 불교학자들이 꾸준히 배출되고 있는 현실과는 달리 이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 박봉이라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교계 연구기관이 불과 10여 곳에 불과하고 종립대학 강사직도 몇 해 하다보면 후배들 눈치를 봐야 할 상황이다. 여기에 여름이나 겨울이면 대학들이 방학을 해 그나마 생활비도 마련하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푸념이다. 이 때문에 비싼 등록금과 젊음을 바쳐가며 공부했건만 정작 할 일 없음에 ‘내가 왜 불교를 선택했을까’ 후회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고 한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종단 등 책임 있는 기관은 이들 학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장학재단이나 연구소 설립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자들 또한 현실을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사실 몇 해 전부터 한국학술진흥재단을 비롯한 정부나 기업에서 인문학자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음에도 이를 적극 활용하는 불교학자나 불교학회가 극히 드문 것이 현실이지 않은가.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자들의 역할이다. 이번 설문결과 불교학자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원효대사와 고익진 교수를 꼽았다. 이들 두 분의 공통점은 삶과 학문을 분리시키지 않았을 뿐더러 편안함을 버리고 대중 속에서 호흡하고자 했던 점들일 것이다. 오늘날 학자들 역시 소수를 위한 학문이 아니라 대중을 위한 학문, 나아가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주체라는 점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이 곧 불교와 불교학을 살리는 길이며 불교학자들의 위상을 스스로 정립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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