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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지역에서 드러난 인심

기자명 법보신문
공 종 원
언론인

인도양에서 일어난 역사상 최대의 해일피해로 지구촌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도 인명피해가 16만명에 이르고 있을 정도니까 정말 상상을 불허하는 큰 자연재해다. 이 자연재해로 사람들은 많은 것을 느꼈고 많은 것을 생각했으며 또 많은 일화를 남겼다.

우선 사람들은 자연재해가 이렇게까지 엄청나게 크다는 것에 말을 잃었다. 지진이나 화산폭발 혹은 홍수나 태풍 등 자연재해는 인류역사를 통해 늘 있어왔고 그때마다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혀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오고 있다. 하지만 막상 이번처럼 바닷속의 지진이 해일을 일으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걸쳐 엄청난 재앙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자연의 위력에 새삼 전율했을 것 같다.

이 재앙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은 특히 자연재해의 위력에 본능적으로 두려워 떨 것이고 정신적 평정을 잃게 되었음직 하다. 멀리서 언론매체를 통해 그 상황을 전해들은 사람들도 새삼 자연 앞에 인간의 무력과 무능을 실감했을 듯싶다.

그런데 이런 재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 재해지역으로 계속 몰려들고 있다. 재해를 당한 이들도 별로 다른 곳으로 가서 살만한 여지가 없어서 그곳을 떠나지 못한다. 재산을 잃고 가족을 잃었어도 그곳을 떠나 달리 살 곳을 찾을 길이 없다는 이유도 있겠고 이번 같은 재앙이 설마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 낙관이 그래도 남아있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재해를 도우려는 사람들도 몰려들고 있다. 인류애에 입각해서 재난을 당한 사람들을 도우려는 손길이 몰려드는 것이다. 재난의 잔해가운데서 시체를 찾는데 도움을 주려는 손길도 있고 건설에 도움을 주려는 이들도 있다. 그게 모두 인간의 긍휼지신(矜恤之心), 인류애, 자비심, 보살심의 발로라고 할 것이다.

국제사회의 구호를 약속한 금액은 무려 5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엄청난 금액이다. 또 나라마다 서로 더 많은 지원금을 약속하기도 한다. 재해지역에 가까운 호주는 제일 많은 지원금을 약속했다. 미국은 항공모항을 동원해 물자를 나르고 일본도 자위대 항공기와 함정을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재해지원의 국가간 경쟁 양상은 단순한 자선경쟁은 아닌 것 같다. 재해지역에 대한 모종의 영향력 확대와 이익확보를 노린 투자라는 해석도 나온다.

종교단체나 명상단체도 예외일 수 없다. 여러 나라의 수많은 종교단체들이 구호를 위해 몰려들고 아울러 공포에 떨며 비탄에 빠진 이들에게 마음의 평정을 되찾아주겠다고 몰려들고 있다.

그 와중에서 익살스런 사건도 일어났다. 한 외신은 인도의 유명한 명상가 ‘스리 스리 라비 상카가 바닷가 재난지역에 가서 사람들에게 평상심을 찾는 방법을 강연하려다가 겁에 질려 달아난 일을 전하고 있다. ’고 전했다. 삶의 기술운동의 창시자로 벌써 20여년동안 명상요법을 가르쳐온 그가 이번 해일로 6천명이상 목숨을 잃은 인도 타밀나두의 한 마을을 방문하여 그곳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도착했지만 한 술취한 어부가 아무 일이 없는 데도 ’바다가 몰려온다‘고 소리치는 바람에 사람들이 몰려나오자 그만 기급들 해 달아났다는 이야기다. 지역의 관리가 ’걱정할 것 없다‘고 진정시켰지만 그는 미소를 잃고 얼굴이 굳어져 뺑소니쳤다는 비아냥을 들어야했다.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진실은 여하간에 거짓정보에 사람들이 얼마나 손쉽게 속아 넘어가는가를 실감케 한다.

뿐만아니라 종교단체들이 구호경쟁도 점입가경이다. 구호에 무슨 종교차별이냐고 할 것이지만 불교나 이슬람 혹은 힌두지역인 이곳에 기독교도가 고아원을 세우면서 옆에 교회를 아울러 세워 장기적인 선교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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