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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謝過)는 아름답다

기자명 법보신문
근래에 서양종교를 신봉하는 공직자 가운데 공직을 이용해서 자기종교를 편파적으로 선교하는 언행을 하다가 세상의 지탄을 받은 일이 연달아 일어났었다.

작년여름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공개적으로 망언을 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고 뒤이어 경북 포항시장도 비슷한 망언을 했다가 불교계의 규탄대회가 일어나자 서둘러 사과하고 공직자들의 홀리클럽을 해체하기에 이르렀으며 전라남도 목포시장도 종교편향 망언으로 말썽이 일어나자 서둘러 사태를 수습한 뒤 아예 세상을 떠났다는 후문이다.

공직을 이용해서 자기가 신봉하는 서양종교를 편파적으로 선교하겠다는 망언을 한 세 명의 시장 가운데, 2명은 그래도 자기의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고 사과함으로써 사태를 겨우 수습했지만 유독 서울특별시 이명박 시장만은 아이들 속말로 ‘용가리 통뼈’인지 공개적이고 솔직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사건 초기에 우선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식으로 얼렁뚱땅 사과 아닌 유감 표시 정도로 불교계를 속인 것 말고는 사과다운 사과는 한 일이 없다. 물론 이명박 시장의 이런 오만불손한 태도는 불교계 자체의 치사한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 솔직 담백하고 꾸밈없고 진질성에 담긴 사과를 받아냈어야 할 일인데도 무슨 흥정이 있었는지 무슨 말못할 사연이 있었는지, 서둘러 ‘껄쩍지근한’ 유감표명을 ‘사과’로 간주하고 받아들였으니 이명박 서울시장은 아마도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불교계 그거 별거 아니구먼”하고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게다가 동산반야회 김재일 회장을 중심으로한 108인의 불자들이 서울시장 이명박을 상대로 제기했던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재판부는 “피고 이명박의 서울 봉헌 발언 및 행동이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점이 있긴 하지만 이로 인해 원고들이 위자료를 받아야할 만큼 큰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결함으로써 일단은 이명박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1심, 2심, 3심에 이르는 재판의 과정이나 승소·패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시장 이명박은 왜 모르고 있는 것일까?

시장 이명박은 TV연속극에도 주인공으로 영웅이 되어 등장할 만큼 한 시대를 풍미한 입지전적인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이명박 시장이 서울시장에 당선된 것에 만족하지 않고 나라의 대권을 노리고 열심히 뛰고 있다는 사실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시장 이명박은 그 엄청난 야망의 실현을 위해서라도 입과 행동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럼에도 시장 이명박은 입과 행동을 제대로 단속하지 않고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망발을 서슴치 않았다. 그 망발도 시장 이명박은 싫든 좋든 2000만 불자를 적대적 위치로 몰아붙이고 조금도 미안해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동서고금의 역사를 살펴보면 사람은 누구나 <잘 나갈 때> 패가망신의 길로 들어서기가 쉽다.

필자가 보기에 시장 이명박은 지금 이 <패가망신의 길> 중간지점을 통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권의 꿈은커녕 비참한 패가 망신의 나락으로 굴러떨어질 위험이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으니 시장 이명박은 기고만장, 오만방자, 천방지축의 코스에서 탈출, 겸손한 자세로 잘못한 점에 대해서 솔직하게 과오를 인정할 줄 알아야 하고, 용서를 구하여 사과를 할줄도 알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실수는 용서받을 수도 있고 또 용서를 구하는 일이 부끄러운 것도 아니다.

진심어린 사과는 언제나 아름답다. 아름다운 사과를 통해 시장 이명박이 새로운 인물, 새로운 지도자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윤 청 광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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