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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을 맞는 마음가짐

기자명 법보신문
보 광 스님
동국대 불교대학원 원장

얼마 전에 입춘이 지났다. 긴 겨울 동안 몸을 움추렸던 만물은 봄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 길다고 하더라도 봄은 올 것이다. 새 봄을 맞이하여 어려웠던 고난과 혹독한 시련은 모두 가고 화사하고 활기찬 기운으로 가득할 것이다. 만물은 소생하고 온 천지에 꽃피고 새우는 봄을 맞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는 절기가 입춘인 것이다.

우리는 일찍부터 입춘 날이면 대문마다 입춘대길(立春大吉) 등의 좋은 문구를 써서 붙이고, 온 가족이 새 봄맞이 마음 준비를 하였다. 지난해에는 어려움이 많았을지라도 금년에는 좋은 일만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였다.

그러나 이제 입춘을 맞이하여 대문에 길상스러운 문구를 써 붙이는 집도 없어졌으며, 봄맞이 행사를 하는 가정은 찾아 볼 수조차도 없게 되었다. 오직 아직도 남아있는 풍속은 사찰에서 행하는 입춘기도가 유일 할 것이다. 올 입춘에도 각 사찰에서는 입춘기도를 3일내지 5일 등 다양하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입춘기도를 하고 입춘대길의 문구를 집 앞에 붙이면서 새 봄맞이 준비를 하는 것이 어떠할까?

한 해의 행복은 그냥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온 가족이 새 봄맞이 단장을 하고 간절히 원하였을 때 찾아오는 것이다. 지난 한 해가 고난의 길이었다면, 금년에는 순탄하고 즐거운 일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 지기를 바라면서 희망을 가지고 산다. 설사 금생이 어려우면 내생에라도 더 행복해 질 것을 바라면서 고난을 이겨낸다.

현명한 사람은 어려울 때 재기의 꿈을 가진다. 어려움을 좌절로 받아들인다면, 그 사람에게는 미래가 없을 것이다. 고난의 가치는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새로운 발전의 기회로 삼았을 때 참으로 보람진 것이다. 설사 오늘은 힘들지라도 내일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있기에 인생은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흔히들 많은 사람들은 지난해의 어려움 가운데 제일로 꼽는 것이 경제적인 면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지구상에는 우리보다 어려운 나라가 얼마나 많은가? 그들이 볼 때 한국은 기회의 땅이므로 이곳에 오는 것만으로도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우리 주변의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한국에서 새로운 자신들의 재기의 기회를 얻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어렵다고 말하면서 불평과 불만을 토로할 뿐이지 열심히 노력은 하지 않는다.

지혜로운 농부는 아무리 어려운 겨울일지라도 봄에 뿌릴 씨앗은 남겨두는 법이다. 만약 생활이 힘들다고 하여 씨앗까지도 먹어버린다고 하면, 그에게는 봄이 찾아와도 반갑지 않으며 희망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씨앗조차 먹어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긴 겨울 동안 소복이 쌓인 탐. 진, 치 삼독의 먼지를 털어 내고, 마음의 밭에 지혜의 씨앗을 뿌리고, 보시의 거름을 주며, 지계의 절재로 인욕의 고난을 견디며, 정진의 노력으로 김을 메고, 선정의 열매를 거두어 들여야 할 것이다. 봄에 씨앗을 뿌려 가꾸지 않고 어찌 가을에 수확을 바라겠는가?

새 봄을 맞이하여 겨울 내 닫아 두었던 대문을 활짝 열어제치고 불어오는 훈풍을 받아들이자. 대문에 입춘대길(立春大吉) 한 구절을 붙어두고, 금년에는 반가운 일만 찾아오도록 마음의 빗장의 거두어버리자. 올해는 좋은 일만 가득하여 집집마다 만복이 깃들고, 사람마다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기를 염원해보자. 지난날의 고난에만 매달려 괴로워하지 말고, 희망과 원력으로 힘차게 다시 시작하는 원력보살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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