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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일본인의 차이는 무엇인가?

기자명 법보신문
보 광 스님
동국대 불교대학원 원장

요즈음 독도 영유권문제로 온 나라가 야단이다. 우리로서는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기도 하다. 신라시대 때부터 우리의 영토로 관리해오던 독도를 자신의 영토라고 하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더구나 시마네현에서는 독도의 날을 지정하여 이를 기념하려고 한다니 도저히 이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일본의 중앙정부에서는 한 지방자치단체의 일이므로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발뺌을 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중앙정부가 한 마디 한다면 분명히 할 수 없는 일인데 이를 방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아니 방조라기보다는 은근히 그렇게 해주길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다가 교과서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일본의 역사왜곡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신들의 부끄러운 부분은 대부분 숨기고 있으며, 이웃 국가의 이목은 관계해지 않고 엉뚱한 주장만 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한 일 간의 역사문제뿐 아니라 불교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삼국시대에 우리가 가르쳐준 불교사 보다는 가능하다면 중국에서 직접 배워온 것으로 가르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업적이나 저술 등을 부정하려고 하는 경향이 많다. 어떠한 문제점이라도 찾아내어 우리 조상들의 것이 아니리라고 하는 주장을 하다보니 불교학회에서 많은 논란이 벌어진다. 이럴 때 때로는 얄미울 정도로 그들의 치밀하고 용의 주도한 준비성에 말문이 막힐 경우도 있다. 어떻게 저렇게까지 억지 주장을 할 수 있을까할 정도이다.

필자는 일본에 유학을 하면서 수 년 간 머문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많은 도반들이나 친구들을 사귀고 지금도 친하게 지내는 학자들이나 스님들이 많다. 그들 가운데는 한 일 간의 문제가 생길 때마다 별 것 아니라고 하면서 웃고 넘어 간다. 자신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으니 염려하지 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 정치인들을 비판한다. 처음에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위로가 되었으며, 참으로 일본사람들 중에는 올바른 역사관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하였다. 아니 대부분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그렇게 진실하고 착할 수 없을 정도이다. 또한 김치를 먹으며, 한국을 좋아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흔적이 보인다. 저렇게 좋은 일본사람들이 많은데 왜 일본의 한국에 대한 정책은 다른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문제였다.

그러다가 필자는 일본과 일본인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아무리 한국에 대한 양심적인 일본인들이 많을 지라도 그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미미하다는 것이다. 그들의 목소리는 조직화되지 못하였으므로 정책 반영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양심적인 일본인들의 목소리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는 단지 국회의원 선거 때뿐이다. 그러나 각 선구에서는 지한파 일본인들의 영향은 별것 아니다. 우리처럼 대통령을 국민이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총리를 다수당의 밀실에서 뽑고 만다. 그러므로 일본인들의 정치적인 영향력은 미약하다. 여기에다가 재일교포에게는 선거권조차 주지 않으므로 정책반영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번 독도나 교과서 문제만 하더라도 한국정부에서는 민간차원의 양심적인 일본일들을 이해시켜 문제를 풀겠다고 하고 있지만, 일본과 일본인들은 많은 차이가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러한 국가적인 문제는 정책적이나 외교적으로 풀어야지 일본인들의 여론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 중에는 한국을 전공하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나라에는 일본을 전공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다.

불교학계만 하더라도 일본에서는 한국불교를 전공하는 교수가 많으나 한국에는 일본불교를 전공하는 학자나 저술이 거의 전무한 상태다. 그러므로 그들의 치밀한 준비에는 항상 당하고 말게 된다. 일본인들이 한국을 좋아한다고 일본정부가 한국을 좋아하는 것이 아님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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