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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선우, 불교 혼례 ‘화혼식’ 시연회 열어

기자명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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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05.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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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송이 꽃 공양하며 도반 약속

불교식 전통 혼례인 화혼식이 시민들의 관심 속에 서울 인사동에서 시연됐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사)우리는선우가 주최한 이날 시연회는 부부라는 소중한 인연맺음의 의미를 되새기고 날로 형식화 돼가고 있는 우리의 결혼문화를 되돌아보는 자리로 기획됐다.

(오른쪽 위부터) 양가부모님의 헌향·헌회로 시작해 동시입장한 신랑신부가 불단에 칠경화를 공양한 후 증명법사의 법문을 듣고 부부 발원문을 봉헌한 후 하객들의 축하 속에 퇴장한다.

서울 인사동 쌈지길 안마당에서 열린 불교혼례 화혼식 ‘성스러운 인연, 연꽃같은 삶’ 시연회에는 조계종 포교원장 도영 스님, 전국비구니회 회장 명성 스님 등 불교계 관계자들 외에도 일반시민 등 500여 명이 운집해 불교 혼례식에 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경사스런 혼례 분위기를 더욱 흥겹게 고취시키는 사물놀이패의 신명나는 사물 연주에 이어 시작된 본식에서는 화혼식장 맨 앞에 장엄된 불단에 신랑 신부 양가 부모가 헌향, 헌화한 후 동남동녀의 안내를 받은 신랑-신부가 동시입장 함으로써 일반 결혼식과는 다른 불교 전통 혼례의 특징을 보였다. 신랑-신부의 결혼식을 부처님께 고하는 고유문 낭독 후 신부는 신랑에게 일곱 송이의 꽃을 다섯 송이와 두 송이로 나눠 전달하고 신랑은 이를 불단에 공양한다. 불교 전통 혼례의 가장 중요한 의식인 칠경화 공양이다. 일곱 송이 꽃에는 ‘두 사람이 부부 되기를 서원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칠경화 공양에 후 신랑 신부가 서로 차를 나눠 마시는 점도 술(근배례)을 마시는 일반 결혼식과는 차이를 보인다.

새로 태어난 한 쌍의 부부는 증명 법사인 스님으로부터 결혼의 의미와 앞으로의 삶에 지침이 될 법문을 듣고 부부로서의 삶을 다짐하는 발원문을 각각 부처님전에 바친다.

전통혼례의 초레청을 응용해 꾸며진 화혼식장은 오방색의 깃발과 십바라밀도로 장식했으며초례상은 사성제와 팔정도 일원상을 상징하는 세 겹의 상판으로 제작됐으며 연꽃과 촛불을 올려 불교적 결혼식의 의미를 더했다.

화혼식 시연회를 준비한 우리는선우 임동숙 씨는 “오늘날의 결혼문화는 급격하게 유입된 외국 문물과 자본주의의 영향을 받아 기형적으로 변질돼 가고 있는 양상”이라며 “우리 고유의 정신적 유산을 담아내면서도 현대적 감수성에 어긋나지 않는 대안혼례문화를 모색하며 평생 도반의 인연을 맺는 소중한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시연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선혜선인-구리선녀의 부부인연 서원에 기원

화혼식의 유래

불교 결혼식 ‘화혼식’의 유래는 부처님 전생담에 근거하고 있다. 석가모니부처님이 전생에 부처 되기를 발원하고 선혜라는 이름으로 수행하던 때 연등부처님에게 꽃을 공양하기 위해 구리선녀로부터 꽃을 구했다. 구리선녀는 선혜 행자에게 연등부처님께 공양할 다섯 송이의 꽃을 나눠주고 자신의 몫으로 두 송이를 대신 공양할 것을 부탁하며 대신 이 생에서는 물론이며 세세생생 자신과 부부가 되어줄 것을 청했다. 선혜 행자는 함께 부처가 되어 보살행을 할 것을 조건으로 구리선녀의 요청을 수락했으며 선혜 행자와 구리선녀는 다음 생에 싯다르타 태자와 야소다라 공주로 태어나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야소다라 공주는 태어날 때부터 오른 손을 꼭 쥐고 펴지 않았는데, 싯다르타 태자와 혼인한 후 주먹이 펴지며 손바닥에서 다음과 같은 글귀가 발견돼 이들의 전생인연을 증명했다고 경전은 전한다.

칠경화헌연등불(七莖花獻燃燈佛) 석일발원금부부(昔日發願今夫婦) 막한원앙금재별(莫恨鴛鴦今再別) 필경정각영산회(畢竟正覺靈山會)

일곱 가지 꽃을 연등부처님께 드렸더니, 옛날에 발원한 것이 금세(今世)에 부부가 됨이로다. 원앙이 이제 두 번 이별함을 한탄하지 말라. 필경 영산회상에 정각을 이루리라. 이러한 전생담에서 기원해 결혼식을 ‘화혼식’이라 부르며 신부가 신랑에게 전달해 불전에 바치는 일곱 송이 꽃을 칠경화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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