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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수행 김영애 씨 상

기자명 법보신문
고된 시집살이에 절로 관음보살 염불
神病 앓다 금강경 만나 10년째 독송


오남매에 외아들인 남편을 만나 스물여섯에 결혼했다. 시집을 와서 보니 시어머님께서는 신병(神病)으로 앓으시어 여름에도 이부자리를 개어 본적이 없었다. 시름시름 앓으시는 어머님은 늘 무당을 불러 굿을 하시면서 한평생 신에 시달리다가 돌아가셨다. 시골에서 논밭일 밖에 모르시는 시아버님을 따라 논밭 일을 배우며 호미자루 들고 고추밭 고랑이 얼마나 길었던지 처음과 끝이 보이지 않는 밭을 매면서 어느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관세음보살님 명호를 찾으면서 일하다보면 일이 쉬웠고 힘이 들지 않았다.

그러면서 서른 살이 되던 해에 불법의 인연이 있어 조그마한 암자에서 토속신앙과 기복으로 절과 인연을 맺어 7년 세월을 무언가에 쫓기듯 홀리어 다녔었다. 그 절에서 총무를 보면서 부처님 공양 올리는 일이라면 마냥 좋았고 즐거워서 매일 절에서 살다시피 했다. 업이 두터웠던 터라 나라는 상(相)이 가득 차 있었다. 그 절에 누가 물으러오면 보살이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그 사람의 얼굴을 보면 마음도 알 수 있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절에 가서 절도 하고 기도를 했다. 대구 팔공산에도 셀 수 없이 많이 갔는데 떡시루를 이고서 팔공산을 올라가도 훨훨 날아갔다. 천배 이천배 절을 하고 내려와도 몸이 가벼웠다.

그러던 중 한 해 겨울에 지장보살 정근기도를 하던 어느날 홀연히 정말 부처님이 계시고 관세음보살님이 계실까 궁금해지면서 의심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절을 하고 지장보살 정근을 하면서 부처님이 계시다면 저에게 보여 달라는 간곡한 기도를 하였는데 어느날 밤 기도를 하던 중에 영롱하면서도 찬란한 무지개가 비추면서 빨간 불덩어리가 오르내리는 현상들이 나타났다.

섬뜩해지면서 머리끝이 쭈뼛하는데 그 순간 그림자처럼 나타나는 모습들이 무당이 되면 보인다는데 순간 무당이 되기 싫었다. 분명 이 길이 아닌 다른 길이 있을 거라는 아련한 생각이 스쳐갔다. 그때서야 ‘그 절에 다니면 무당밖에 될 수 없어’ 하시던 거사님 생각이 났다. 인연이 다됐는지 절을 그만 다니게 됐는데 저녁이면 무서워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잠을 자려면 목을 누르고 배에 올라서 배를 누르고 머리맡에 까만 치마 입은 무언가가 바람을 내며 홀짝 않고 정말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눈만 감으면 밤이나 낮이나 그런 현상들이 일어났다. 하루하루를 산다는 게 지옥이 따로 없었다. 그때 나와 동갑이신 비구니 스님이 생각났다.

“스님 저를 살려주세요. 암자를 안 다니자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 잠을 잘 수가 없어요.”

내가 스님께 호소하니 스님은 금강경을 주시면서 하루에 한 독씩 하기 싫어도 해야 하며 잠이 와도 하고 3년을 하라는 숙제를 주셨다. 팔만대장경이 무언지 천수경조차도 몰랐으나 금강경을 독송하라는 말씀에 그날부터 한 독씩을 했는데 그날 밤부터는 잘 수가 있었다. 금강경 독송을 안 하면 무서우니까 안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업의 때가 얼마나 짙었던지 졸려서 도저히 금강경을 독송할 수 없을 때가 있었고 잠을 쫓기 위해 세수도 참 많이 했다. 그럼에도 몇 장만 넘기면 또 잠에 취해 글자가 보이지도 않는 등 그때처럼 졸려 본적이 없었다. 그렇게 잠을 비롯해 온갖 마장을 견디며 2년쯤 독송했을 때 3년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평생을 해야겠다는 환희심을 얻게 되었다.

가정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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