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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율은 살아 있는가?

기자명 법보신문
윤 청 광
방송작가

최근 필자에게는 색다른 우편물이 배달되었다. ‘청정교단수호 부패근절 비상회의’에서 보낸 ‘청정교단수호, 부패근절 왜 해야 하는가?’라는 9페이지짜리 안내문이었다. ‘사부대중에게 드리는 말씀’으로 시작되는 이 안내문에는 ‘청정교단수호 부패근절 비상회의’의 결성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최근 조계종 고위직 소임자와 유력기관을 중심으로 부패와 비리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국고보조금 횡령사건, 불법 골프연습장, 사치향락문화 등에 대한 사회적 지탄여론이 비등하고 있습니다. (중략…) 이에 제기된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척결, 대책마련을 추진하고, 나아가 종단전반의 자정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검토하고 대안을 제시한 불교단체 및 양식 있는 사부대중의 결집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청정교단수호 부패근절 비상회의’를 결성하는 것입니다.”

안내문은 뒤이어 ‘○○사 재무 13억 횡령구속’을 비롯한 9건의 불교계 비리부정의혹 사건을 나열하고 있다.

최근 거의 모든 신문과 방송이 불교계의 치사한 비리의혹에 대해 많은 지면과 시간을 할애해서 거침없이 폭로하고 사정없이 비판을 가했다.

청정교단과 당당한 승풍을 확립하겠다고 1994년 이른바 불교개혁을 외치면서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바로 그 종단 대한불교조계종이 겨우 10년 만에 또다시 치사하고 더럽고 황당한 비리의혹과 퇴폐행위 관련 의혹으로 세상의 지탄을 받고 세인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으니, 불자의 한사람으로서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 언론의 보도의 따르면, 일부 승려들의 탈선 비리의혹에 도저히 참고 묵과할 수 있는 경지를 이미 뛰어넘어 그야말로 한국불교를 단번에 죽음으로 몰고갈 수도 있을 만큼 더럽고 치사하고 분수에 넘치는 꼬락서니를 보여주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기왕에 세인들의 지탄을 받게 된 마당에 이제 무엇을 더 감추고 쉬쉬하며 ‘불교망신’이라는 핑계로 숨길 수 있겠는가? 온갖 추잡하고 더러운 소문이 세상에 알려질 대로 알려진 마당이니 마지막 죽을 각오로 한국불교는 그야말로 ‘목숨을 건 수술’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 항간에는 불교를 공격하는 온갖 더러운 소문이 퍼질 대로 퍼져있다. 어떤 승려들은 숨겨놓은 처자식이 있다. 어떤 승려는 미국 라스베가스에 가서 도박으로 엄청난 돈을 잃었다. 어떤 승려는 유럽 스키장까지 스키를 즐기러 자주 간다. 어떤 승려는 보살들과 어울려 고스톱을 자주 치고 있다. 어떤 승려들은 비싼 방석집과 룸싸롱에서 엄청나게 비싼 양주만 마신다.… 등등. 호텔 사우나에서 목욕하고 그 비싼 한정식집에서 공양을 드시고 횟집, 갈비집에서 곡차를 드시는 정도는 이제 이야기꺼리에서 빠질 만큼 일부 탈선 승려들의 치사하고 더러운 비리의혹이 더욱 더 고급화 되어가고 있다.

이런 악성 소문이 이대로 봉합된 채 사실인양 세상에 번지고 번지면 그때는 한국불교는 어떤 수술을 해도 소생하기 힘들만큼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기왕 세상의 지탄을 받은 마당에 사실은 사실대로 가차 없이 밝혀서 한국불교를 죽음의 벼랑으로 몰고 가는 악성 암덩어리들을 사정없이 도려내는 일대 수술을 감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더럽고 치사한 소문이 만약에 사실로 밝혀진다면 그들은 승려가 아니라 불교를 망치러 잠입한 마구니들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 마구니들을 어떻게 척결해야 할지 그 해답은 너무 뻔한 것 아닌가? 대한불교조계종에 계율이 살아있는가? 이미 죽었는가? 종단이 분명히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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