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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존엄성과 과학적 진보

기자명 법보신문
이 은 영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지난 5월 중순, 필자가 대륙횡단철도여행의 막바지에 달했을 때였다. 러시아의 한 호텔에서 독일방송을 시청하던 중 고국의 반가운 얼굴을 보게 되었다. 바로, 황우석 박사였다. 현대과학의 쾌거로써 그의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 뉴스를 비중 있게 다뤘다.

머나먼 타국에서 보는 우리나라의 기분 좋은 소식은 언제나처럼 여행의 피로를 시원스레 날려버리는 상쾌한 것이었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할 만큼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되는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이다.

온라인상에선 ‘이순신 이후 최고의 민족영웅’이라는 말까지 회자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동안 일본의 역사왜곡, 중국의 동북공정 등 대내외적으로 손상 입은 민족자존심을 일거에 회복시키는 것 같은 분위기다.

온라인상에서 뿐만 아니라 그의 성과가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학계뿐만 아니라 재계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정부와 정치계에서도 격려와 지원을 서로 앞 다투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전체가 황우석에게 열광하고 있다고 표현되고 있다.

필자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기쁘고 자랑스럽다. 영웅이기 전에 한 개인의 피나는 노력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성과를 냈다는 공로는 우리사회에서 충분히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또한 그런 사회분위기가 되어야만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들이 이어질 것이고, 세계 속에 우리 민족과 대한민국의 이름을 드높일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배아줄기세포 배양이 우리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 과학적 우수성과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윤리성이란 면에서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부시 미국대통령은 줄기세포연구에 대해 분명한 반대의견을 밝혔고, 미국의 보수성향 정치인들과 종교계도 반대 입장에 서있다.

다른 한편 미국의 하원의원들은 ‘줄기세포 연구 증진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진보성향의 정치인들과 다수의 국민, 학계에서는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배아줄기세포의 배양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과학적 진보라는 면과 생명을 경시하는 비윤리적이라는 면이 공존하고 있다.

이 양극단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종교인이 맡아 하는 것은 어떨까?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종교계 특히, 우리 불교계에서의 역할이 바로 여기에 필요할 것이다.
연구업적에 집착하는 과학자들이나 산업적 가치에 치중하는 기업인은 이 부분을 간과하기 쉽기 때문이다.

현재는 그 성과의 위대성에 다같이 기뻐하고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그 활용에 있어서의 신중한 접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볼 때, 다이너마이트와 핵이 그러했던 것처럼, 아무리 좋은 과학적 진보라 할지라도 그 활용에 있어서의 신중함은 절대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도 어느 한쪽의 시각에 치우쳐, 전에 없이 이뤄진 이 땅에서의 과학적 진보에 찬물을 끼얹지는 말았으면 한다.

세계에 우리민족의 우수성을 떨칠 또 다른 소식에 기대를 하며, 세계줄기세포은행의 국내설립계획이라는 흐뭇한 소식에 다시 한번 자부심의 미소를 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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