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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국침해 깊이 참회합니다”

기자명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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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06.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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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불교계, 과거사 공식사과…제26차 한일불교대회서

<사진설명>6월 14일 수덕사에서 열린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에 참석한 양국 불교지도자들은 “상호우호증진에 기여할 것”을 다짐했다.

일본 불교계가 일본의 과거 한국침략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제26차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 일본측 대표단장으로 참석한 ‘일한불교교류협의회’ 미야바야시 쇼겐 회장은 6월 14일 예산 수덕사에서 열린 본 대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일본이 과거 한국을 침해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 깊은 반성과 참괴(懺傀)의 마음과 함께 다시는 불미한 일을 일으키는 일이 없을 것을 맹서한다”며 참회의 입장을 밝혔다.

일본 불교계 대표로 참석한 미야바야시 쇼겐 회장의 이같은 참회 발언은 26차에 걸쳐 양국을 오가며 진행해온 교류대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일본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극우세력이 역사교과서를 왜곡하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양국 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밝힌 공식 사과표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야바야시 회장은 또 발원문을 통해서도 “제2차 세계대전 중 사망한 조선반도 영령들의 천도에 진심을 바친다”며 일제에 의해 강제 징용되어 희생된 영령들의 천도를 발원했다. 관련 인터뷰 3면

미야바야시 회장은 한일 양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각 종단의 대표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이처럼 일본의 잘못된 과거사를 참회하고 이번 교류대회를 통해 양 국민이 한층 우호관계를 다져갈 수 있기를 희망하는 등 적극적 자세로 일관했다.

미야바야시 회장의 이같은 과거사 참회 발언에 대해 한국 불교계 지도자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운덕 스님은 “과거에도 간헐적인 유감 표명이 있었으나 이처럼 직접적으로 참회의 뜻을 밝힌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종교인들이 종교적 가르침과 양심에 따라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한일불교교류협의회 이사장 홍파 스님 역시 “양국의 불교지도자들은 같은 생각을 같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양국이 손잡고 평화와 인류행복을 위해 나아갈 때”라며 불교계가 양국 관계 개선과 교류 확대에 앞장서 갈 시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에서는 양국 불교교류 증진이라는 교류 목적에 따라 그동안 상호간 정치적 상황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회피해왔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최근 악화된 한일관계를 의식한 듯, 직접적 언급이 이어졌다.

미야바야시 회장의 참회에 앞서 한일불교교류협의회장 법장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은 13일 환영만찬에서 “최근 일본 정치지도자들 일부에서 역사문제와 영토주권문제를 둘러싸고 양국의 선린우호관계를 해치는 발언과 행위가 위험수위에까지 이르는 유감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양국 불교도들이 일불제자의 입장에서 통일된 역사적, 평화적, 양심적 공동태도를 견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양국 대표단은 상호 입장을 반영해 “양국간 우호증진과 불교 흥륭을 도모하는 동시에 근시안적 감정에 좌우되면서 소원해지기 쉬운 상황을 극복, 양국 선린관계에 이바지할 것”을 다짐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한편 13일 법장 스님의 환영만찬으로 막을 올린 제26차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는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법회를 비롯해 ‘자연환경과 생명윤리’를 주제로 한 양국의 기조강연과 한국 문화를 알리는 문화공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교류대회에는 한국에서 조계종, 천태종, 진각종, 관음종, 총지종, 총화종 등 각 종단 지도자 등 200여 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했으며, 일본에서도 미야바야시 쇼겐 회장을 비롯해 정토종, 진언종, 천태종 등 주요 종단 지도자 등 70여명의 교류단이 참석해 양국 불교계의 우호증진을 다졌다.

수덕사=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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