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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수행 김미옥 씨 상

기자명 법보신문
권위주의 남편 탓에 하루하루가 고통
매주 3000배 하다가 아미타염불 시작


지난 96년 불교에 처음 입문 했을 때 처음 만난 노스님께서는 “너는 놋그릇과 같다. 놋그릇은 닦으면 닦을수록 빛이 난다. 잘 닦으면 극락에 갈 것이다”라고 하시며 『아미타경』을 한권 주셨다. 하지만 그때는 무슨 뜻인지 몰랐고 그저 덕담이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렸다.

그리고 얼마 후 가까운 곳에 사시던 한 분이 해인사 백련암에 다니셨는데 그 분을 따라 매주 토요일마다 절에 다녔다. 108배도 해 본적 없는 나에게 무작정 3000배를 시작했고 매주 토요일 밤이면 삼천 배를 하면서 전생의 업장이 두터운 탓인지 따르는 고통이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같이 삼천 배 수행하던 분 중 성철스님께서 아끼시던 보살님의 아드님을 알게 됐다. 그분의 어머님은 옛날 부산 동래온천 막내보살이라는 분인데 절 수행을 잘했다고 한다. 아들 되는 그 분은 어머니의 49재를 정성껏 올렸고 이후 성철스님께서는 “너희 어머니는 대구 어느 집에 여자로 다시 태어났다”고 하셨단다. 아들은 그 집이 어디인지 묻고 싶었으나 차마 더 여쭙지 못했다고 한다.

아무튼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수행의 목적이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 목표인줄 알았다. 다시 천일기도를 가까운 절에서 봉행하며 매일 새벽마다 절에 다녔는데 부처님 가피인지 건강한 두 아이가 쌍둥이로 태어났다.

나는 쌍둥이를 키우며 정신없이 지냈고 아이들이 놀이방에 갈수 있을 즈음 직장을 다니게 되었는데 당시 남편은 실직해서 2년여를 쉬고 있었다. 그러나 원래 성격은 급하고 다소 이기적이라 쌍둥이를 키우며 직장에 다니는 나를 전혀 도와주지 않았다. 무엇보다 사업을 하다 실패하여 있다 보니 본래 급한 성격에 자신만을 생각하는 성품이 더한 것 같았다.

그런 남편이 야속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들을 놀이방에 맡기고 퇴근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와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나면 나는 이미 물먹은 솜처럼 몸뚱이가 무거워 지곤 했다.

겨우 내 몸 씻고 쉬려고 하면 남편은 집에서 놀면서도 담배 심부름까지 시키곤 했다. 너무나 야속하고 싫었지만 이것도 다 내 업이려니 생각하고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올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솟았다. 그 밤중에 담배 사러 길을 건너가면 한편 창피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간혹 남편 말에 대꾸라도 하면 불같이 화를 냈다. 이런 탓에 불화가 생기는 것을 싫어하다보니 꾹 참는 도리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2003년 3월 내가 근무하는 농협에서 한 보살님을 만나게 됐다. 그 분의 모습이 너무도 맑고 편안해 보였다.

“인상이 참 좋으시네요?”
“부처 눈에 부처만 보이고 중생 눈에는 중생만 보인답니다.”
“절에 다니시나요?”
“예!”
“어느 절에 다니세요?”
“경주 미타사에 다닙니다. 나무아미타불.”

당시 난 어떤 분이 준 『화두 놓고 염불하세』라는 책을 읽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염불을 하는 그 분이 너무도 반가웠다. 더욱이 그 당시 내게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고 더 이상 견디기 힘든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 보살님은 나에게 아미타불 염불을 할 것을 간곡히 권했고 그 때부터 내 삶은 새롭게 변하기 시작했다.


북대구 농협 산격 지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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