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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최초의 위빠사나 지도법사

기자명 법보신문

미국 조셉 골드스틴 상

<사진설명>조셉은 오늘날 미국에서의 위빠사나 붐을 주도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남방불교의 위빠사나 수행 전통은 20세기 초부터 미얀마와 태국에서 대중화되기 시작한다. 미얀마에서는 레디 사야도와 마하시 사야도의 스승인 밍군 제타완 나라다 사야도가 있었고, 태국에서는 아찬 문을 위시로 많은 수행승들이 제자들을 지도하면서 출가 수행승들 중심의 수행법이 점차 재가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전해지기 시작하였다.

본 「법보신문」의 ‘세계의 수행자들’에서 이 스승들을 소개해 왔다. 이번 호부터 이러한 남방의 수행법을 1970년대 중반부터 약 30년 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양에서 가르치고 있는 재가 수행지도자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먼저 소개하고자 하는 이는 조셉 골드스틴(Joseph Goldstein)이다. (조셉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http://www.dharma.org/teachers/joseph/index.htm 참조)

촉망받는 철학자에서 수행자로

조셉은 뉴욕시 출신이며, 뉴욕의 명문 컬럼비아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였다. 스피노자의 형이상학과 동양종교의 정신적인 향상에 대한 과목에서 감명을 받았다. 그는 힌두교의 성전인 『바가바드 기타』를 읽으면서 행위의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 행위에 대한 가르침에서 느끼는 점이 있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조셉은 대학을 다니면서 찾고 있던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단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인생을 보다 현명하게 사는 길이었다. 이 길을 철학에서 찾을 수 없었던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1965년에 평화봉사단이 되어 태국으로 갔다. 2년 동안 태국에서 머물면서 태국불교 전통을 접하게 된다. 불교를 공부하는 모임에 참석하여 교리를 배우는 중에 한 스님이 수행을 해볼 것을 권유했다. 처음에 5분간 좌선을 하고나서 바로 이 길이 자신이 찾던 길임을 깨닫게 되었다.

2년간의 평화봉사단 일을 마무리 짓기 몇 주 전, 친구의 집에서 『티베트 사자(死者)의 서』를 보게 되었다. 그 책에서 ‘생겨나지 않은 마음의 본성(unborn nature of the mind)’이라는 구절을 접하고 나서 마음이 무(zero)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의 마음 속에서는 ‘나라는 것은 없구나.’ ‘나라는 것은 없구나.’라는 말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이 경험을 계기로 세상을 보는 눈이 근본적으로 전환되었다. 물론 이후에도 자아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이 계속 떠올랐지만 이러한 자아에 대한 느낌도 결국은 무아적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즉 나라는 생각도 또 다른 생각의 하나임을 알게 되었다.

완전히 새로운 시각은 전혀 예기치 않게 찾아온 경험이었다. 미국으로 돌아온 조셉은 스스로 명상을 시작했으나 곧 스승이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수행을 지도해 줄 스승을 찾아서 1967년 인도로 가게 되었고, 부처님이 깨달으신 성지인 보드가야에서 문인드라-지를 만나게 되었다. 문인드라-지는 1966년 미얀마에서 인도로 돌아와서 위빠사나 수행을 지도하기 시작하였고 조셉은 최초의 서양인 제자가 되었다.

문인드라-지의 가르침은 단순하고 명료했다. “당신 마음을 이해하기 원한다면, 앉아서 그 마음을 관찰하시오.” 형식이나 의례도 없었고, 함께 모여서 수행할 필요도 없었다. 문화적인 이질감도 없었다. 심지어는 수행코스도 없었다. 매일 일정한 가르침을 받고는 수행자들은 각자 앉아서 수행을 했다. 문인드라-지의 만트라는 “단순하고 편하게 하라.”였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단순하고 편하게 그 일을 관찰하라는 가르침이었다. 수행 방법은 좌선과 걷기의 반복이었다.

수행을 처음 시작했을 때, 조셉은 이전에 『사자의 서』를 볼 때 경험했던 공(空)의 체험에는 수행의 바탕이 없었음을 분명하게 볼 수 있게 되었고, 다시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마음챙김과 집중의 힘을 천천히 길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타고난 집중력이 없는 사람임을 알았다. 그는 처음에는 1시간 좌선을 하는 동안 온통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가 집중력을 기르는데 도움을 받은 수행법은 자애수행(metta bhavana, 慈觀)이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인도에서 다양한 수행 체험

그 후 보드가야에서 있었던 고엥까-지의 10일 코스에 참가하게 되었다. 10일간의 집중수행코스는 이 후 조셉이 미국에서 위빠사나 수행 코스를 이끌 때 하나의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조셉은 문인드라-지의 권유로 고엥까 수행을 접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스승을 바꾼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문인드라-지는 아주 열린 마음을 지닌 스승이었기 때문에 다른 전통의 수행을 심지어는 비불교적인 수행까지도 해보라고 권했다. 그는 항상 “부처님의 법은 다른 것과 비교하면서 괴로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후, 조셉은 문인드라-지의 지도하에 미얀마에서 위빠사나 수행을 닦아 성자의 깨달음까지 경험한 디파 마를 만나게 되었고, 디파 마에게서 조셉은 재가자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삶 자체가 수행이라는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조셉은 디마 파가 딸을 기르고 손자들을 보살피는 재가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깊은 선정 수행을 경험하고 깨달음의 경지에까지 이른 디파 마의 삶과 수행에서 많은 것을 느꼈고, 자신도 재가자로 살면서 수행을 계속할 수 있다는 한 모델로 삼았다고 회상하고 있다.

1967년에 시작된 조셉의 위빠사나 수행지도자는 재가자이면서 인도인들인 문인드라-지, 고엥까-지, 디파 마였다. 이들 가운데 문인드라-지와 디파 마의 영향이 컸다. 본격적인 수행을 시작한 지 7년이 지난 1974년에 조셉은 콜로라도 볼더시에 있는 나로파 명상대학(Naropa Institute)에서 처음 위빠사나 수행을 지도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그는 잭 콘필드(Jack Kornfield) 그리고 새론 살스버그(Sharon Salzberg)와 함께 수행을 지도하게 되었으며, 이 인연으로 이들 셋은 이듬 해 IMS(Insight Meditation Society)를 설립하게 되었다.(IMS에 대해서는 필자의『불교와 문화』 2005년 7·8월호의 특집 기사 참고) IMS는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위빠사나 수행센터가 되었으며, IMS의 배후에는 바로 조셉이라는 재가 수행지도자가 있었다.

74년부터 미국서 수행지도

조셉은 IMS를 기반으로 수행지도를 하면서 자신의 스승인 문인드라-지, 디마- 마, 그리고 그 스승들의 스승인 마하시 사야도를 초청해서 수행을 지도받았다. 1984년에는 마하시 사야도의 수제자이신 우 판디타 사야도를 초청해서 수행을 지도받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조셉을 중심점으로 한 IMS는 기본적으로 마하시 수행전통을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스승 문인드라-지의 전통과 미국이라는 환경이 다양한 수행전통에 대한 폭 넓은 수용을 가능하게 하였음도 부정할 수 없다.

김재성(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강사)
metta4u@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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