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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동명 여원현 (1912-1974)

기자명 법보신문

佛法 바탕 전통 한의학 중흥

1974년 9월 28일 입적
한의사법 입법으로
동양의학 현대화 견인
재가불교 신행활동 주도


동명 여원현 거사는 서양의학에 밀려 그 명맥조차 유지하기 힘든 위기에 놓였던 한국 전통의학인 한의학을 중흥시킨 인물로 평가된다. 1950년대 서양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에 의해 한의술이 불법으로 내몰릴 무렵, 여 거사는 동료 한의사들과 함께 한의사법을 입법화 시켰을 뿐 아니라, 현 경희대 의과대의 전신인 동양의약대학을 설립, 동양의학을 현대화시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1912년 충북 영동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여 거사는 교육열이 높았던 부친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서당에서 『명심보감』, 『소학』,『대학』등을 익히며 그가 훗날 한의학을 배울 수 있는 기초를 다졌다. 이후 조양공립보통학교에 입학, 일본어 등 신학문을 함께 익히기도 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어머니가 병에 걸리자 가세도 점점 기울어갔고 자연스럽게 그는 배움의 길을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효성이 지극했던 여 거사는 배움의 길을 포기한 것보다는 어머니의 병이 더 걱정이었다.

어느 날 논산 천금산에서 지성기도를 하면 불치병도 낳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그 길로 천금산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여 거사는 한 노스님을 만나 불교에 입문했고 여 거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염불 정진을 했다. 이후 어머니의 병환은 점차 차도가 생겼고, 여 거사는 비로소 불교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후 한 거사의 도움으로 일본인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2년간 일하며 임상치료와 의약의 대강을 익힌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의술에 눈을 뜨게 된 여 거사는 서양의학보다는 전통의학을 배워보겠다는 발원을 세우고 한국인 한의사 밑으로 들어가 낮에는 약 제조법을 배우고 저녁에는 독학으로 한의학 서적을 탐독했다. 주야를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한의학을 공부한 덕에 그는 약방 주인보다 오히려 더 진료를 잘한다는 주위의 덕망을 쌓았고, 이는 주변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광복과 함께 고향 영동으로 돌아와 비로소 대남한의원을 개업한 여 거사는 전국 각지에서 그의 의술에 대한 소문을 듣고 환자들이 찾아와 성황을 이루면서 상당한 부를 축적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이를 자신의 개인 재산으로 만들기 보다는 한의학 발전을 위해 보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화재로 소실된 오대산 상원사 중건을 비롯해 수덕사, 대구 보현사 등 불교계의 각종 불사에 참여하면서 불교 발전에도 힘썼다.

특히 그는 불교정화운동이 한창이던 1950년대 후반 대한불교대구신도회를 결성, 회장 소임을 보면서 재가불자로서 불교 정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여 거사는 또 자신의 한의원 건물 2층을 불교회관으로 개조, 재가불자들의 신행공간으로 활용하는가 하면 1972년 자신의 전 재산을 모아 대구 시내에 동명사를 건립, 재가불자들의 전문 수행공간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평생을 전통 한의학의 중흥을 위해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을 뿐 아니라 불교의 자비와 무소유를 철저히 실천한 여원현 거사는 1974년 9월 28일 63세를 일기로 입적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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