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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속에 전체가

기자명 법보신문

김홍근의 ‘마음산책’⑭

소수서원에 갔다가, 돌담을 기어오르는 붉은 담쟁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내게 말을 걸어옵니다. “천지에 가득 찬 가을 기운을 보러, 사방을 다 쏘다닐 필요는 없어. 나 하나로 충분해. 하지만, 나 하나 물들이기 위해 천지가 다 동원되었지.” 전 미소지으며 대답합니다. “나도 그래. 인간을 알기 위해 인류를 다 분석할 필요는 없어. 나 하나면 충분해. 하지만, 지금의 나 속에는 태양계 50억년 진화의 기억이 저장되어 있어. 나 하나 만들려고 그 긴 세월과 이 넓은 우주 공간이 동원되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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