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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질 갈수록 하락…종단 구성표에도 없는 위치”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5.10.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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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사 자질' 자성 목소리 높다

“현직 포교사들을 사찰이나 교도소에서 요청하면 사실 걱정부터 앞선다. 법회 의식을 집전하지 못하는 것은 오히려 나은 경우다. 이상한 옷을 입고 가서 요령을 함부로 다루고 특히 부처님 말씀을 이상하게 해석해서 전달하는 난동을 부리지 않는다는 보장을 어떻게 할 수 있나.”

<사진설명>10월 14일 열린 포교사 공청회에서 포교사단 지도부들은 “우리의 자리와 역할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포교사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담긴 이 이야기는 스님들이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현직 포교사, 그 중에서도 포교사단을 이끄는 지도부의 ‘자성 어린’ 목소리다.
지난 10월 14일 조계종 포교사단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포교사 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지난 2월부터 포교사 제도 개선을 목표로 8차 회의에 걸쳐 논의한 내용들을 최종적으로 결론짓는 자리였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두가지 사안으로 요약된다. 첫째는 포교사 고시 응시 이후 1차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6개월간 기초교육과 현장 실습을 마치게 한 후 최종 합격자를 선정한다. 둘째는 포교사가 된지 10년 이상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학원 교육을 실시한 후 각 분야의 전문적인 포교사들을 선발하는 전문포교사제도를 도입한다.

지난 2월부터 포교사단이 8차에 걸쳐 포교사 제도 개선에 관한 회의를 진행한 결과 현직 포교사들의 중의는 “포교사단과 관련된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내부의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자기반성으로 모아졌다. 종단의 인식 부족, 포교사제도의 운용 문제, 스님들의 독단적인 사찰 운영 등의 문제들도 산재해 있지만 이것은 2차적인 문제이며, 오히려 포교사들이 여법한 법사로서 인정받을 만한 자질을 스스로 갖고 있는지부터 짚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조계종단 구성표에서 포교사의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 스님들은 우리의 존재를 알지 못하거나 무시하기 일쑤다. 포교사들이 필요한 자리가 사찰 곳곳에 산재해 있는데도 포교사들을 부르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전문 불교 교역자로서의 자질을 갖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선뜻 응답할 수 있나부터 되짚어봐야 한다.”

결국 이들은 포교사의 근본자세를 스스로 정립하고, 포교사들이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포교사제도의 정립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그리고 포교사 고시라는 시험제도가 능력있는 포교사를 배출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까지 배출된 조계종 포교사들은 총 10기 7000여명에 달하지만 현재 활동하고 있는 포교사들은 3000명 미만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도 포교사 고시 합격 이후 각종 단체에서 법문을 전달하거나 법회를 이끌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현실이라는 것이 현직 포교사들의 설명이다. 즉 너무 쉽게 포교사 자격증을 준다는 것이다.

교리 시험 중심의 포교사 고시에 6개월간의 실습과정을 포함시킨 것 또한 포교사들이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자기 반성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전문포교사 제도 또한 각 분야의 포교 전문가들을 배출함으로써 포교사단 전체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수단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재가신자들이 승가의 폐쇄성과 스님들의 독단적 운영에 대한 원성의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 조계종단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런 원성의 목소리만 높여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으며 불교는 더욱 사회에서 도태되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포교사단 양성곤 단장의 설명이다.

이들이 도모하는 것은 분명 진정한 사부대중의 화합승단, 즉 재가자가 재가자의 역할에 맞게 포교 활동에 참여하고 스님이 그들을 이끌어주는 형태이다. 하지만 그런 이상이 이루어지기 어려운게 현실이라면 우선 스스로 스님과 대등한 위치의 재가불자 내지는 포교사로서의 자질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바로 스스로의 질적 향상을 통한 전문성의 강화라는 것이다.

포교사들의 환골탈태 정신이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포교관계자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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