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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멋지고 깨끗하고 당당하게

기자명 법보신문
윤 청 광
방송작가

어리석은 중생들이 끝없는 욕망의 사슬에 묶여 살고 있는 오탁악세에서는 부정과 부패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인류의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한 이후 이 더럽고 치사한 부정부패는 늘 인간과 함께 해 왔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세상이 아무리 부정부패에 물들었더라도 최소한 4개 분야만이라도 맑고 깨끗하고 정직한 청렴과 정의를 제대로 지키고 있다면 그 나라, 그 사회에는 희망이 있다.

첫째, 다음 세대의 국가를 이끌고 나갈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이 부정부패에 물들지 않아야 한다. 교육계가 청정하고 정직하고 정의롭다면 믿을 수 있는 다음 세대의 지도자를 길러낼 수 있으므로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둘째, 모든 권력과 정치 경제 사회의 부정과 부패와 부조리를 감시하고 고발해야 할 언론이 청정하고 강직하고 정의의 편에 선다면 그 나라, 그 사회는 앞으로 개선될 희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셋째, 부정과 부패와 부조리를 철저히 발본색원하고 추상같은 엄벌로 다스리는 청정한 사법기관이 존재한다면 그나마 우리는 그런 나라, 그런 사회에 한가닥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

넷째, 온 세상의 정신적 스승이어야 할 종교계의 성직자들이 청정한 가난을 즐기며 권력이나 재력의 눈치를 보지 아니하고 쓴 소리 옳은 말씀을 제대로 하는 ‘세상의 올바른 큰 스승’으로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런 세상에는 한가닥 희망을 걸 수가 있다.

그런데 만일 교육이 썩고, 언론도 썩고, 사법부도 썩고, 마지막 희망인 종교계마저 썩고, 썩어서 부정과 부패해 버린다면 우리는 그런 나라, 그런 세상에는 희망을 걸 수가 없다.

그동안 급격한 산업사회가 이루어지면서 이 세상 모든 분야에 부정과 부패와 부조리의 독소들이 만연되다시피 하여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정부패국가로 전락되기도 했었다. 그 결과 가장 깨끗하고, 가장 청빈하고, 가장 정의롭고, 가장 떳떳하고 당당하며 국민들로부터 가장 존경받아야할 이 나라 종교계의 성직자들마저 세상의 부정부패에 오염되었다는 뼈아픈 지적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부끄럽게도 우리 불교계의 성직자 사회에서도 종회의원 선거에 거액의 돈을 뿌려야 하고, 주지 선거에는 얼마, 총무원장 선거에는 실로 어마어마한 액수의 치사한 선거자금이 뿌려지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진 것 또한 사실이었다.

부귀영화도 헌신짝처럼 버리고, 사랑하는 부모형제와 연인까지도 인연을 끓고, 오직 부처님의 진리를 깨달아 사바세계 중생들을 제도하겠다는 거룩한 큰 뜻으로 삭발출가하여 인천(人天)의 스승이 되기 위해 수행정진하고 있는 우리 불교계의 스님들께서 정말로 종회의원 되기 위해 선거자금을 뿌리고, 주지 감투 쓰기 위해 선거자금을 뿌리고, 총무원장 자리를 차지하기위해 엄청난 액수의 선거자금을 뿌렸으리라고는 차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요, 믿고 싶지도 않는 일이지만, 만일에 만일에 그 비난과 규탄의 소리가 사실이라고 한다면, 돈을 뿌려 감투를 쓰려고 했던 그 사람들은 참다운 불교 수행자가 아니라 한국의 불교를 망쳐먹기 위해서 일부러 한국불교계에 침투, 잠입한 불순세력의 공작대로 보아야 한다.

이번 10월 말에 있을 새 총무원장 선거에서는 정말 멋지고 멋진 선거, 깨끗하고 깨끗한 선거, 당당하고 당당한 선거를 치러 저 세상에 맑고 향기롭게 멋진 본보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더럽고 추잡스런 돈을 뿌리고, 인신공격에 중상모략에 매수설이 판을 친다면 이런 사람들은 가차없이 승복을 벗겨 산문출송하는 비장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래야 조계종이 살고, 불교가 살고, 이 나라, 이 국민이 사람답게 살 수 있다.

모든 욕망을 다 버리고 마음을 비우라했거늘 감투가 대체 뭐길래 그리 추잡하게 주접을 떤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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