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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숨겨진 왕국 샴발라

기자명 법보신문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상 낙원

<사진설명>샹그리라의 땅 라사를 내려다보고 있는 티베트의 한 스님.

히말라야는
산스크리트어로
눈의 산재를 의미한다
은둔자의 땅
사라진 왕국의 땅
신과 여신들이 공존하는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아름다움과 청명함을
간직한 샹그리라.

내가 여기서 느끼는
이 가슴떨림은
단지 높은 지대에 올라온
고산병 현상일까
아니면 이 곳이 내뿜는
깊은 영적인 힘때문일까


티베트 영토의 첩첩 산중 속, 한없이 길게 펼쳐져 있는 산 속 깊은 곳에 숨은 채 세상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땅. 이곳에는 물질만능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현대 사회와 달리 사람들이 최고의 행복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어디에도 견줄 바 없는 마치 지상 천국과도 같은 이 곳은 샹그리라(Shangri-La) 혹은 샴발라(Shambala)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져 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이 산맥 내에는 세 개의 높이가 비슷한 산들이 이어져 있으며, 산 여기저기에는 드넓은 평원과 마을들이 흩어져있다. 활처럼 구부러진 모양으로 형성된 이 지형의 크기는 동에서 서로 2500km에 이르며 7300m 높이에 달하는 봉우리가 무려 30여 개, 6000m 높이의 산봉우리만도 200여 개나 된다고 한다.

이 산맥 내에는 8850m의 고도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맥인 히말라야를 선두로 8586m 높이의 칸첸중가(Kanchenjunga) 봉우리도 포함돼 있다. 이렇게 히말라야 산맥의 거대한 산들은 알프스 가장 높은 정상보다도 훨씬 더 높다고 한다.
히말라야 산맥의 전체 면적을 살펴보면 전체 길이는 59만 5천 평방미터에 걸쳐 뻗어있고 동쪽에서 서쪽까지의 폭은 250km 때론 350km까지 이른다고 하는데 이는 한반도 면적의 무려 6배에 달하는 크기다.

히말라야는 산스크리트어로 ‘눈의 산재’를 의미한다. 이 곳은 은둔자의 땅이며 사라진 왕국의 땅이자 신들과 여신들이 공존하고 있는 땅이다. 이 곳은 무엇보다도 세상 어디에도 존재할 것 같지 않은 아름다움과 청명함을 간직하고 있다.

수많은 여행자들은 히말라야 산맥 깊은 곳에 숨겨진 채 인류의 진화를 이끌었던 이 신비스런 비밀 왕국에 관해 이야기해왔다. 티베트에 전해 내려오는 불교 서적을 살펴보면 이 숨겨진 왕국에 대한 자세한 기록을 찾을 수 있다. 이 왕국의 수도 이름은 칼라파(Kalapa)인데 이 아름다운 수도는 크리스탈 빛으로 빛나는 빙하들에 의해 둘러싸인 골짜기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고 한다. 또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비상한 통찰력을 지니고 있으며 장수를 유지하는 비법을 알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샹그리라’라는 단어는 티베트어로 성스러움과 평화를 지닌 땅을 의미한다. 많은 탐험가, 여행가, 그리고 불교계 스님들이 오로지 이 전설 속의 땅을 찾고자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이 비밀의 왕국을 찾아 나섰던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결코 다시 돌아오지 못했는데 아마도 그들 중 일부는 마침내 숨겨진 전설의 왕국을 발견해 그곳에 정착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며 또 일부는 눈사태에 휩싸이거나 빙하 사이의 갈라진 깊은 틈 속에 빠져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히말라야 산 자락에서 정착해 살아가는 사람들은 초능력을 지닌 정체불명의 낯선 존재가 이곳을 지키고 있다고 믿는다.

1900년대 초 인도의 한 신문 기사에 따르면 한 영국인 소령이 히말라야에서 캠핑을 하던 중 긴 털로 뒤덮인 장신의 남자를 목격했다고 한다. 그 정체불명의 거인은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후 눈이 쌓인 비탈길을 뛰어내려가 사라졌다. 이 소령을 더 놀라게 한 것은 그를 안내한 가이드 세르파에게 그가 목격한 것에 대해 말했을 때 가이드는 전혀 놀란 기색도 없이 차분히 설명하길 그가 목격한 사람은 예티, 즉 신비스러운 땅 샴발라를 지키는 설인(雪人)이라고 말한 것이었다.

나는 훈자, 라닥, 네팔, 시킴, 부탄과 같은 히말라야 산맥 속 왕국들에 대한 기사를 자주 쓰는 편이다. 높은 산골짜기에 위치한 훈자 마을이나 부탄과 같은 곳을 방문할 때면 나는 바로 이 곳이 헤미스나 라사에서 발견되는 불교 경전들에 묘사돼 있는 샹그리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한번은 카슈미르(Kashmir) 지방의 스리나가(Srinagar)에서 버스를 타고 라닥(Ladak)의 수도인 레(Leh)까지 여행한 적이 있다. 눈으로 뒤덮인 산봉우리가 믿기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는 그곳의 골짜기에 잠시 여정을 멈추어가기도 하고, 다시 그 곳에서 말을 타고 빙하로 뒤덮인 히말라야의 고지대까지 가는 탐험에 참가하기도 했다.

바닥까지 투명하게 다 비추어주는 맑은 물이 흐르는 시냇물 그리고 녹음이 우거진 숲들을 따라 말을 타고 올라갔던 그 여정은 나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멋진 추억으로 남아있다.

정상에 오르자 문득 내 생에 처음으로 내가 마침내 샴발라에 도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현기증이 나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마치 기절할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은 단지 내가 높은 지대에 올라와서 느끼는 일종의 고산병 현상일까 아니면 이 곳 내뿜고 있는 깊은 영적인 힘 때문일까? 그 해답은 지금까지도 알 수가 없다.

현재 분쟁에 휩싸여 있는 그곳의 정치적 사정으로 인해 카슈미르 지역으로 다시 여행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 이 세상 모든 인간들 마음속에 깊은 불심이 자리잡고 이 세상 도처에 평화가 도래한다면 나는 마침내 천국이 어떤 곳인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국제칼럼니스트


Shambala
The Hidden Kingdom

Hidden in the distant ranges of the Tibetan mountains lies a land of mystery and matchless beauty where people live a life of felicity far from the grasp of this doomed materialistic world. This earthly paradise is known as Shangri La or Shambala.
The highest mountain chain in the world comprises three almost parallel regions interspersed by large plateaus and valleys. They form a massive arc measuring 2500 kilometers from east to west with more than thirty peaks rising to heights above 7300 meters and two hundred peaks over 6000 meters. These include Mount Everest, the world highest peak at 8850 meters and Kanchenjunga at 8586 meters. The passes through these formidable mountains are higher than the highest summits in the Alps. The Himalayas extend over 595000 square kilometers (six times the size of South Korea) with a width of 250 to 350 kilometers.
The Sanskrit word “himalaya” means “abode of the snow”. It is a land of hermits, lost kingdom, gods and goddesses. It is above all a land of incredible beauty and serenity unsurpassed anywhere in the world.
Many travelers have told strange stories about a secret kingdom concealed in a secluded Himalayan valley where sages are guiding the evolution of humanity. Tibetan religious texts describe the hidden land in detail. Kalapa, its beautiful capital, is located in a valley surrounded by glaciers that shine with crystalline light. Its inhabitants have acquired the power of clairvoyance and know the secret of longevity.
Shangri-La is a Tibetan word which means “Land of sacredness and peace”. Explorers, adventurers and Buddhist monks have spent a great deal of their lives searching for this mystical land. Those who seek the kingdom sometimes never return, often because they found the hidden valley and have remained there or because they have been caught by avalanches or swallowed by deep crevasses. The people of the Himalayas believe that the land is guarded by strange beings with supernatural powers.
In the early 1900s, an article in an Indian newspaper told of a British officer who saw a very tall man covered with long hair while he was camping in the Himalayas. Noticing that he was being watched, the man leaped down a snow covered slope and disappeared. To the astonishment of the officer, the sherpa who accompanied him showed no surprise and calmly explained to the Englishman that he had just met a Yeti, one of the snowmen who guard the sacred land of Shambala.
I have often described in my articles some of the beautiful Himalayan kingdoms like Hunza, Ladak, Nepal, Sikkim or Bhutan. Some of the high valleys of Hunza or Bhutan reminded me of Shangri-La and the description made in the old Buddhist manuscripts of Hemis or Lhasa. Once, I was traveling by bus from Srinagar in Kashmir to Leh, Ladak’s capital, I stopped in an incredibly scenic valley surrounded by awesome snow capped peaks. There I joined an expedition on horseback to the foot of a high Himalayan glacier. I will always remember that incredible ride along transparent streams and across verdant valleys. For the first time of my life, I really thought I had arrived in Shambala. My head started to turn. My heart was beating very fast. I almost fainted. Was it the altitude or the tremendous spiritual vibration of the place. Had I come at the gates of Shambala? I will never know. I never had the chance to go back to Kashmir because of its political problems. Maybe one day, when men will become more spiritual and peace prevail on this earth, will I at last have a glimpse of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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