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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 원병관 씨 상

기자명 법보신문
월정사 단기출가 계기로 수행
보왕삼매론은 내 참선지침서


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고 세인들은 알고 있다. 나도 물론 그 중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판단된다. 물질문명의 이기에 얽매어 진정한 가치판단의 기준을 파악하기 어려워 때로는 고민하는 나의 어리석은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참으로 한심할 때가 종종 있었다. 때로는 뜻하고자 하는 일을 성취하기 위하여 절에 가서 나름대로 소원을 빌기도 한 적이 한 두 번이었겠는가.

그러나 근기가 깊지 못한 나로서는 매사에 용두사미 격으로 처음에는 큰 뜻을 품고 생활을 한다고 하나 안이함에 빠져들기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할 때 나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잘 모셔야겠다는 초발심은 오래가지 못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이와 같은 반복된 생활은 나의 영혼과 육체를 피로하게 함을 뒤늦게 인지하게 되었다.

어느날 「보왕삼매론」을 읽고 자아를 잘 조절하는 것이 진정으로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책상 앞에 붙여놓고 매일 그 의미를 음미하고 있다. 사바세계를 살아가는 마음의 자세를 「보왕삼매론」에서 배우면서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구족한 순경계가 아닌 삶의 거스름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그 동안에 쌓여 있던 무거운 마음을 털어버리기 위하여 지난겨울에 월정사 단기출가학교에 입교하여 혹독한 겨울 날씨와 엄격한 계율을 통하여 인내심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전국 각지에서 온 다양한 분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나의 아집과 편견을 알게 되었으며, 적멸보궁까지의 삼보일배를 통하여 우리 모두가 한 마음이라는 것을 반야심경 합창을 통하여 환희심을 경험했다.

자기중심적 생활에 길들여진 나의 경우에 하심(下心)하는 훈련은 마음의 평온함을 가져 왔고, 참선 수행을 위한 집중력강화에 도움을 준 것은 명백하다.

모든 행위를 결정짓는 것은 인간 마음을 움직이는 의지의 작용으로서 하심은 선의를 유발한다고 할 수 있다. 「보왕삼매론」은 나의 참선수행 마음가짐에 지침으로서 탐진치를 제거하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예정이다.

명나라 유정의(兪淨意) 선생은 박학다식하고 동학들과 문창사(文昌社)를 결성하여 근검하고, 동물들을 방생하며, 몸과 입으로 악업을 삼가며 부귀공명을 꿈꾸었으나 오랫동안 어려운 일들을 겪다가 게을리 한 마음 닦기를 함으로서 공명을 누렸다고 고전에 전한다. 이와 같은 사례들은 불교에 대한 해박한 이론적 지식을 지녔다고 교만하거나 권위적인 자세를 취하는 학자들을 경계하는 글이다.

각자의 마음을 갈고 닦을 때 일어나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지녀야할 평상시 10가지 마음자세의 지침으로서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내용들이다.

따라서 한 구절 씩 마음에 깊게 간직하여 부처님의 길을 따라 장애 가운데서 보리도를 얻기 위하여 현재는 그 종착지가 보이지 않더라도 냉철한 마음으로 삼매에 들어 열심히 장식에 싸여 있는 업을 녹여내는 작업을 두려워하지 말고 무소처럼 밀고나가야 할 것이다.


강원도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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