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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사상과 미래의 혁명

기자명 법보신문
미세한 무명의 때가 곧 소유욕
본능의 욕망이자 아상 낳는 진원지


나는 불교의 대승사상이 세상살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명의 사상이라고 여긴다. 왜냐하면 대승사상은 생멸의 세상을 살아가는 소유집착적 자아를 공사상으로 해체하여 여래장의 진여가 세상을 비추게 하는 가르침을 말하기 때문이다. 원효가 이미 『대승기신론소』에서 해석한 바이지만, 마음이 이 생멸의 세상을 살면서 아주 미세한 분별심을 무의식적으로 아뢰야식에 생기시켜 여래장의 본심을 덮으면서, 무명의 때가 마음에서 일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바로 이 미세한 무명의 때가 소유욕이고, 본능의 욕망이고, 아상을 낳는 진원지가 된다.

본능과 본성, 이 두가지 성향은 마음이 무의식적으로 지니고 있는 자발적인 욕망의 기호다. 동물에게 본능과 본성은 일치한다. 생명을 유지하려는 본능은 곧 동물의 본성으로 타 생명을 먹으려한다. 대자연의 법이 상생의 공명과 상극의 잔혹이 같이 가는 이치이므로 저것은 부득이하다.

불교의 법은 낭만적 감상이 아니다. 자연의 잔혹함도 타 생명으로부터 오직 생명의 유지에 필요한 氣를 얻기 위한 존재의 욕망이므로, 사회생활에서 자아중심으로 남들보다 우위를 점유하기 위한 인간의 소유적 욕심과는 다르다. 이래서 인간에게 사회적 본능과 진여의 본성이 일치하지 못하고 미세하게 차이를 띠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인간의 본능은 정교하지 못해서 자연적인 생존의 지혜를 맡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인간은 본능의 생존욕망을 대신하는 사회적 지능을 발달시켰다. 이 지능이 마음에 미세한 분별심을 조장하여 본성의 여래장이 생멸하는 사회생활의 지도원리가 되지 못하게끔 방해해 왔다.

본성과 본능(지능)의 갈라짐이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미세하기에 그동안 인류는 지능적 소유와 본성적 존재를 잘 구분하지 못하고 철학사상과 언어생활에서 그 둘을 혼동해서 착각해 왔다. 언어생활에서도 프랑스 언어학자 벵베니스트의 소론처럼 ‘가지다’가 ‘있다’와 유사한 의미로 동서고금에서 혼동되어 왔었고, 철학사상에서도 하이데거의 통찰처럼 소유를 존재로 착각하여 존재하는 어떤 것(존재자)에 대한 지적 소유나 의지적 지배를 존재의 형이상학이라고 서양 전통사상은 잘못 생각해 왔었다는 것이다. 사실상 그것은 존재의 형이상학이 아니고, 존재자의 형이상학 또는 소유의 형이상학에 불과하다. 대상을 지적으로 장악하는 과학기술 혁명이나 또는 선의지가 세상을 군림해야한다는 사회주의 혁명도 다 기실 존재를 소유로 착각한 혁명에 지나지 않는다. 서양이 이끌어 온 혁명은 본능의 대신으로 등장한 지능이 대상을 장악하는 분별력과, 지능의 이기심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공동체적 정치의지의 사회지배를 위한 분별력을 제고해 왔다.

이제 인류는 세상을 소유하려는 혁명으로 세상살이가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동안 마음의 여래장인 본성과 본심이 지능(본능)과 의지에 의하여 미세하게 방해를 받아 왔던 무의식의 업장을 인류가 닦아내려는 마음의 혁명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여래장인 본성의 가르침은 경제과학도 살리고 정신도 청아하게 할 것이다. 불교는 이 희망의 혁명을 이끌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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