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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三大)사상

기자명 법보신문
불교진리 일컫는 세가지 위대성
공성(空性)은 불법의 절대적 진리


불교의 진리를 말하는 세 가지의 위대성을 마명(馬鳴)은 그의 ‘대승기신론’에서 체대(體大), 상대(相大), 용대(用大)라고 언표했다. 체대는 불법의 본질적 진리인 공성(空性)의 위대성으로서의 법신불을, 상대는 불법의 현상적 존재의 위대성으로서의 보신불을, 용대는 공성과 존재의 위대성을 다 활용하는 마음의 위대성으로서의 화신불을 각각 천명한 것이다. 공성은 불법의 절대적 진리를 말한다. 절대적 진리가 공함으로 말미암아 절대성이 항구불변한 고정된 가치로서 각인되는 것이 아니라, 기실 그것은 텅 비어있는 허공과 같다. 절대적이지만 절대적인 진리라고 우길 것이 없는 그런 의미를 공성이 내포하고 있다. 그 공성이 개념화가 안 됨으로써 진리의 유일성에 대한 관념적 소유로 이어지지 않는다. 진리의 유일성은 배타성을 필연적으로 안고 있는데, 공성의 절대성은 유일성이 아니라, 모든 현상적 상대성을 벗어난 초탈성을 가리킨다. 공성의 절대성은 유일신(唯一神)과 같은 독존성이 아니고, 포괄성을 상징한다.

상대(相大)는 공성의 본질적 근거에서 자연적 연생법에 따라 생기한 일체 존재현상의 불가사의한 힘을 상징한다. 일월과 별들, 그리고 무수한 삼라만상은 다 무한한 허공을 배경으로 하여 인연 따라 그 허공으로부터 솟은 다양한 기(氣)의 현상과 그 힘이다. 그 삼라만상은 공성의 무한 에너지를 다양하게 표출하는 현상인 가유(假有)로서의 존재다. 이 삼라만상의 에너지에 의하여 천체가 만유인력으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눈에 보이는 모든 현상계가 존재하고 있다. 새가 날고, 인간이 사유하고, 물고기가 수영하고, 거암이 산 정상에 솟아있고, 구름이 하늘에 떠다니는 일체가 다 상대의 불법을 표시한다. 상대는 불교가 인간만을 생각하는 종교가 아니라, 일체의 존재를 다 존재로서 편안하게 존재하게끔 힘의 묘용을 보살피는 진리임을 알게 한다. 그래서 불교는 기독교처럼 인간학이 아니라, 존재론이다.

용대(用大)는 화신불인 석가모니불을 말한다. 화신불은 불법의 본질인 공성의 도(道)와 그 현상인 존재의 덕(德)을 다 활용하여 마음이 어떻게 하면 번뇌의 괴로움에서 열반의 지복에로 건너갈 수 있겠는가를 보여주기 위하여 그렇게 오셨고(如來), 그렇게 가신(如去) 것처럼 활용의 진리를 증거 한다 하겠다. 석가세존은 중생이 어떻게 하면 우주의 도와 덕과 하나가 되어서 마음이 무애한 해탈의 자유와 원융한 연기의 평등이 될 수 있겠는가 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이것은 마음이 이 우주의 필연과 하나가 되는 길을 가르쳐 주신 것이다.

필연성은 서양철학에서는 자유의지론과 정면으로 반대되는 운명론과 같은 것이다. 불교는 자유의지론도 운명론도 거부한다. 불교는 우주의 필연을 인식하도록 종용한다. 자유는 그 필연을 깨달음으로서 무명의 어둠을 씻어낸 빛의 밝음이요, 평등은 우열이 없이 모두가 필연 안에서 다르기에 친구가 된다는 것과 같다. 자유는 17세기 화란의 철학자 스피노자의 말처럼 마음이 터득한 필연성이고, 평등은 마음과 자연이 서로 다양하게 상응하는 관계다. 스피노자가 불교의 빛으로 되살아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kihyhy@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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