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회 계파의 역사와 문제점
그러나 당시는 과거 종회 운영에 대한 비판적 반성으로 종책 개발과 원활한 의정 활동을 펼치겠다는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뒤를 이은 12대 종회(98.11~2002.11)때부터 계파는 정치 지향적인 경향을 심하게 띠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98년 일어난 종단 분규와 그 뒤 실시된 총무원장 선거가 자리 잡고 있다. 종회 의원 들은 혼란기에 정치적으로 뜻을 같이 하는 스님들 끼리 뭉쳐 종권 창출을 목표로 힘을 키웠고 결국 현 계파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청림회, 육화회, 일여회, 무등회 등 4개 계파로 분화됐다. 이후 육화회가 원융회로, 무등회가 보림회로 변화를 겪었지만 4년 여 기간을 종회 내에서 서로 대립하며 감정의 골은 깊어만 갔다.
이런 구도는 2003년 2월에 있었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계기로 또 다시 변화한다. 선거 임박 두 달 전에 탄생한 제13대 종회(2002. 11~)는 보림회, 청림회, 원융회, 일여회 등 기존 4개 계파에 이어 무소속 연대와 초당파 등 역대 가장 많은 6개 계파로 갈라섰다. 그러나 선거 후 청림회와 무소속 연대가 통합해 금강회로 탈바꿈하고, 원융회와 일여회를 주축으로 한 일승회가 탄생하면서 3개 계파로 정리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기존의 계파가 비공식적인 물밑 활동에 전념해 온 것과 달리 일승회 창립 이후 당파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며 수면 위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계파의 존재가 현실적인 실체로 등장한 셈인데, 지금은 창립 2주년을 맞은 화엄회와 더불어 일승회, 금강회, 보림회 등 4개 계파가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법장 스님의 갑작스런 원적으로 지난해 10월 31일 치러진 총무원장 선거에서 일승회와 화엄회가 함께 힘을 모아 지관 스님을 제32대 조계종 총무원장에 당선시키면서 여권으로 자리매김한 뒤 여야의 구분은 갈수록 확연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22일 금강회와 보림회 전체, 화엄회 일부 의원 스님 등 야권 스님들이 뜻을 모아 통합했다”고 공표한 미래승가회의 경우 각 종책 모임 간 입장 차이로 완전한 통합은 이루지 못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hkki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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