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쓸쓸하기 짝이 없지만, 늠름한 당간지주나 단정한 5층 석탑으로 미루어 볼 때, 한창 때는 얼마나 붐볐을까요? 특히 눈이라도 내리면, 특별한 자장을 형성하는 시간과 공간이 스며들어, 폐사지는 마법의 공간으로 변합니다. 마치 막이 내리고 모두 떠난 뒤 텅 비어 있는 연극무대 같이. 나마저도 떠나면 더욱 쓸쓸해질 이 폐사지에서 밤은 얼마나 깊은 어둠에 잠길까요?
텅 빈, 그래서 더욱 역설적으로 사무치게 아름다운 이 무대에 서서 독백해봅니다. 존재한다는 것은 얼마나 눈물겨운 사건인지.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