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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⑤

기자명 법보신문

믿음은 道의 근원이자 공덕의 어머니

<사진설명>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국보 215호)

신심은 도의 근원이며 공덕의 어머니
모든 선한 법을 길러내며
의심의 그물 끊고 애정 벗어나
열반의 위없는 도 열어보이도다.
(信爲道元功德母 長養一切諸善法 斷除疑網出愛流 開示涅槃無上道) 「賢首品」

믿음은 썩지 않는 공덕의 종자
믿음은 보리수를 생장케 하며
믿음은 수승한 지혜 증장케 하고
믿음은 온갖 부처 시현하도다
(信爲功德不壞種 信能生長菩提樹 信能增益最勝智 信能示現一切佛) 「賢首品」


수행의 출발점은 믿음이다. 다시 말해서 수행자의 첫 마음은 바로 신심(信心)이다. 『화엄경』에서 부처님께서 믿음에 대하여 설하실 때 발바닥으로 광명을 놓으셨으니, 수행의 길을 떠날 때 먼저 발바닥이 땅에 닿음을 상징한 것으로 본다. 그것은 신심이 불과에 오르는 수행의 바탕임을 보이신 것이다. 「현수품」에 의하면, 신심은 도(道)의 근원이고 모든 수행의 공덕을 내는 어머니이니, 모든 좋은 법을 길러내며, 일체 의심이 다 사라지게 하며, 애착을 모두 끊어서 위없는 열반을 얻게 하기 때문이다. 또 신심은 결코 썩지 않는 공덕의 종자이며, 깨달음의 싹을 틔워 자라게 하며, 지혜를 늘게 하고, 모든 부처님이 나타나시게 한다고 게송으로 설하고 있다. 이로 볼 때 믿음은 수행의 출발점이면서 또한 도달점이기도 하다. 신심이 깊어져서 원만하게 되면 곧 열반을 얻고 부처가 되며, 부처로 나투게 된다. [信滿成佛]

여기서 다시 한번 되돌아 생각해보자. 신심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믿는가? 왜 믿으며, 어떻게 해서 믿음이 생기는가? 믿음으로써 얻는 이익은 무엇이며, 신심이 있는 자의 행위와 모습은 어떠한가?

신심과 상반되는 말은 의심이다. 그러므로 신심이란 일단 의심이 끊어져서 의심하지 아니하여, 흔들리지 않고 한결같이 나아가는 마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무엇에 대한 의심인가? 바꾸어 말해서 무엇을 믿는 것인가? 믿음의 대상, 믿음의 내용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삶의 목표, 즉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지인 깨달음의 불 세계에 대한 믿음이다. 또 그곳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인 해탈의 방편, 성불할 수 있는 가능성 등을 믿는 것이다.

우리 불자들은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께 귀의하고 있다. 『화엄경』에서는 특히 부처님의 세계를 무진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 대중들은 부처님께서 중생을 구제하시기 위해 중생이 원하는 몸을 한량없이 나타내 보이시는 것을 믿고, 중생으로 하여금 고통을 소멸하고 열반을 얻도록 가르쳐주시는 설법이 다함없음을 믿고, 부처님의 지혜광명이 모든 중생들에게 다 비추심을 믿는다. 나아가 중생의 신구의(身口意) 삼업도 그러한 부처님의 신구의 삼업(三業)처럼 될 수 있음을 믿어서 수행의 길에 우뚝 서게 되는 것이다.

선재동자도 부처님 법을 설하는 문수보살을 믿고 부처님 세계를 믿었기에 문수보살의 가르침대로 구법의 길을 떠났으며, 가끔씩 선지식의 방편을 이해하기 어려운 경계에 부딪혀도 문수보살과 선지식을 믿었기에 구도의 길에서 벗어나지 아니할 수 있었던 것이다. 거의 일생을 바쳐온 기나긴 여정의 막바지에서 또 다시 맨 처음 떠나온 자리로 되돌아 갈 수밖에 없는 일이 벌어져도 선재는 낙담하거나 지치지 않았다. 그것은 선재의 믿음[信根]이 깊어서 흔들리지 않고 한결같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다시 문수보살을 찾았을 때, 문수보살이 선재의 신심을 칭찬하면서 지혜와 신통을 얻게 하고 보현행의 도량에 들게 해준 것이다. 그리하여 선재는 보현보살의 행원을 믿어서 보현보살과 평등하고, 해탈과 자재함이 부처님과 평등함을 얻었다.

보현보살은 부처님의 공덕을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찬탄하면서, 선재처럼 신심을 내는 이들은 누구나 부처님의 공덕을 얻게 되리니 의심을 내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세계 티끌 수 같은 마음 헤어서 알고
큰 바다 물을 마셔 다하고
허공을 측량하고 바람 맬 수 있으나
부처님의 공덕은 말로 다할 수 없도다.
(刹塵心念加數知 大海中水可飮盡 虛空可量風可繫 無能盡說佛功德) 「入法界品」


해주 스님(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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