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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성찰이 청정운동의 시작

기자명 법보신문
송 석 구
전 동국대 총장

부처님은 우리에게 “모든 것은 본래 청정하다”고 말했다. 우리의 마음은 본래 한없이 맑고 깨끗한 청정 그 자체라는 것이다. 그러면 ‘왜 청정운동을 전개해야 하느냐’고 물을 수 있다. 우리의 본래 마음이 청정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청정한 마음에 번뇌·망상이 덮여 있기에 그 때를 벗겨야 한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청정한데 무슨 때가 묻을 수 있으며, 무엇이 그것을 덮을 것이며, 청정한데 번뇌·망상은 어디서 왔단 말인가?”

질문이야 그럴 듯 하다. 그러나 바닷물이 구름이 되고 비가 되듯이, 번뇌·망상이 일어나 청정한 마음을 덮는 것이다. 그러기에 청정한 마음을 다시 회복하려면 번뇌·망상을 짚고서 청정해야 한다. 마치 땅에 넘어진 자가 땅을 짚고 일어나고, 물에 빠진 자가 물에 의지해 헤엄치듯이 말이다.

대한불교진흥원이 3월부터 진행하는 청정운동은 바로 이러한 의미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기주의나 인간적인 공학을 이용해 본래의 참 인간을 현혹시키고, 물질과 정신을 둘로 나뉘어 어느 하나에 집착하고, 나아가 오히려 물질만이 제일 가치가 있다고 외치고 마음의 실체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현상에만 집착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 아닌가. 그러나 진정 물질만이 제일이라는 사상은 우리의 정신, 즉 보이지 않는 마음도 영원하다는 생각을 부정한다. 그러나 물질과 정신은 다 같이 영원하다. 물질지상주의와 물질만능주의는 물질을 일회적인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일어난 착각이다. 물질의 영원성, 마음의 영원성은 둘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시작도 끝도 없다. 물질은 눈에 보이기 때문에 있다는 착각을 하는 것이고 정신이나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없다는 착각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진실은 이 둘이 본래 하나라는 것이다.

청정운동은 바로 눈에 보이는 육신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본래 청정한 마음을 확인하는 ‘원력에너지’ 운동이다. 우리 인간은 본래 부처다. 따라서 원죄도 없고, 병도 없고, 회피할 업도 없다. 바로 이러한 인간 자존, 물질과의 공존, 자연·인간의 조화운동이다.

인간의 본래 마음이 청정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실천하는 덕목은 『화엄경』 「보현행원품」의 십대행원에 뚜렷이 보여진다. 따라서 우리는 보현행원의 원력을 가진 절대적·주체적 존재임을 십대행원을 실천함으로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개인의 수행점검이지만 결국은 가정정화 운동이요, 사회정화 운동이요, 국가정화 운동인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구슬의 역할을 한다. 아무리 우리 마음이 청정하다 하더라도 청정한 수행을 하지 않으면 공염불이 된다. 그렇기에 보현십대행원을 매일 저녁에 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십대행원을 적고 그 실천상황을 점검하는 수첩을 만들어 이를 통해 점검하자는 것이다.

십대행원은 첫째 오늘 만난 모든 사람들을 공경하였는가(禮敬諸佛願), 둘째 오늘 만난 모든사람들을 칭찬했는가(稱讚如來願), 셋째 오늘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널리 베풀었는가(廣修供養), 넷째 오늘 내가 지은 잘못을 참회하였는가(懺悔業障), 다섯째 오늘 남이 한 일을 함께 기뻐하였는가(隨喜功德), 여섯째 오늘 한줄이라도 경전을 읽었는가(常隨佛學), 일곱째 오늘 만난 사람들게에게 거스르지 않았는가(恒順衆生), 여덟째 오늘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두루 회향하였는가(普皆廻向), 아홉째 오늘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진리의 말을 듣기로 원하였는가(請轉法輪), 열번째 오늘 만난 모든 사람이 부처님의 뜻으로 영원하기를 바랬는가(請佛住世者) 등이다.

우리는 이것을 하루하루 점검함으로 자신이 청정함을 확인해 보리원력 보살로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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