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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은 있다 목숨 걸고 法에 의지하라

기자명 법보신문

서울 아미타사 공 파 스님

유대인들은 2차 대전 막바지에 이르러 간절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600만 명이 나치즘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가스실에서 죽어 나가는 동포를 보면서도 당장 이 순간 자신들을 구원해주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필사적으로 기도를 했으나, 결국 야훼는 그들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불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크메르루주 군은 킬링필드(Killing Field)에서 살려고 발버둥치던 캄보디아 불자 3백만 명을 무자비하게 죽였습니다. 하지만 부처님이 그들을 어떻게 해 주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절에서는 기도를 하면 부처님이 다 들어줄 것이라고 말하고 또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관세음은 극락 인도하는 보살

『법화경』에는 ‘누구든지 관세음보살을 지성으로 부르면 모든 고통과 인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고 쓰여 있습니다. 관세음보살님이 누구인지, 또 왜 경전에 그렇게 기록돼 있는지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관세음보살님은 신이 아닌 성자입니다.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 낸 신과는 다릅니다. 성자는 소원을 들어주지 않습니다. 다만 관세음보살은 사바세계의 중생과 인연을 맺어 극락세계로 인도하려고 온 보살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관세음보살은 왜 지성으로 당신을 부르면 일체중생의 고통을 없애준다고 했을까요. 그것은 바로 사바세계에서 인연을 지어 결과적으로 극락세계에 가서 일체중생의 고통을 해결해 주겠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사바세계에서 관세음보살의 가피를 바라고, 지극한 신통을 바라고 있습니다. 사바가 고통의 세계인데도 관세음보살을 불러 고통을 없앨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잘못된 기복신앙입니다.

관세음보살에게 드리는 기도는 사바세계에서 복을 바라는 기복 기도가 아니라 순수한 발원이어야 합니다. 다른 여러 중생들과 함께 극락세계에서 깨달음을 이루어 이 땅의 중생을 제도하겠다고 서원을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이 모시고 계신 분이 아미타부처님이시고 그 분이 계신 곳이 바로 극락세계입니다. 그러니 ‘극락이 있다’고 믿고 확신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수많은 경전을 통해 수없이 말씀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극락은 어떻게 해야 갈 수 있을까요. 그곳이 좋은 곳임을 사무치게 느낀 후 ‘극락왕생하겠다’는 진정한 발원을 세워야 합니다. 극락은 철저하게 발원한 사람이 갈 수 있습니다.

경전에 따르면 그 곳은 사방천지가 수행자뿐입니다. 환경 또한 수행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입니다. 그렇기에 극락에 한 번 가기만 하면 누구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현세의 부귀영화는 꿈 같고 물거품 같습니다. 바른 기도를 해서 극락에 태어나면 다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가 대신 기도해준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스스로 극락세계를 갈 수 있는 사람으로 완벽하게 바뀌어야 하고 그것은 당사자밖에 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좀더 진솔하고 발원이 사무쳐야 합니다. 우리는 이런 염불을 외웁니다. “원아진생 무별염 아미타불 독상수 심신상계 옥호광 염염불이 금색상”. 원아진생 무별염(제가 이 세상에 살면서 죽을 때까지), 아미타불 독상수(오로지 아미타 부처님만 생각하고 그 세계에서 태어나길 바라면서 살겠습니다.)

내 울타리만 보지 말아야

이제 이러한 목적을 세우고 그 세계에 가기 위해서 준비를 해야합니다.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려면 양식을 준비하고, 재산과 주변을 정리하고 그 나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지금의 삶은 극락을 가기 위한 준비 단계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나 자신이 극락을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명심하세요.

관세음보살님이 이 땅에 오신 것도 아미타부처님 말씀을 전해서 인연을 맺고, 중생과 더불어 극락에 와서 궁극적으로 부처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도 아미타부처님을 사모하면서 스스로 기도하여 중생과 더불어 극락세계에 가겠다는 것입니다.

이 사바세계에서 진정으로 부처님을 친견하고 관세음보살을 만나 가피를 받고 싶어하는데, 극락세계에 가서 매일 만나 직접 강의를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니 이제 통이 좀 커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 삶의 작은 울타리만 보지 말고 통 크게 생각하고 바라보세요. 통이 큰 사람들만이 극락에 갈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 진정으로 공양 올리고 싶은 사람들, 진정으로 깨달음에 이르고자 하는 사람들, 진정한 기도로 가피를 받아서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고, 하고 싶은 소원이 하나 이뤄지면 좋겠다는, 이렇게 진정으로 큰 소망을 가진 사람들만이 크게 널리 높게 보는 것이고 그래야 극락세계 가는 것입니다.

극락세계로 가는 인재는 가장 똑똑하고, 가장 통이 크고, 가장 가슴이 넓고, 일체중생의 몸을 내 몸처럼 생각하고, 내 한 가정이 아니라 일체중생을 내 한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만이 극락세계에 갈 수 있는 발원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극락에 가면 바로 부처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극락에 가면 부처가 된다고 하니까, 부처가 되면 뭐 하는 것이냐고 묻는 이들이 있습니다. 사관학교를 졸업하면 장교가 되어 나라를 지키듯이, 부처가 되면 중생을 제도하러 나오는 것입니다. 그게 대승불교입니다. 여러분이 부처가 되면 중생을 제도하러 다시 이 땅에 와야 합니다. 여러분은 대승불교 속에 있기 때문에 다행히도 극락세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대승불교 속의 불자들은 극락세계라는 것을 알게 돼 그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목적지, 즉 신앙생활의 목적이 생겼습니다. 굉장히 복된 일입니다. 신앙생활에서 목적이 없다면 삶이 의미가 없습니다. 신앙도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 선종의 불자들은 대부분 목적 없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자기 복에 의해서 죽으면 또 윤회할 것입니다.

그러니 부처님이 사문유관을 통해 출가수행을 결심하셨듯이, ‘나도 언젠가는 죽어야 하니 극락세계를 가야겠다. 이왕 죽는 거라면 이 한 번으로 끝을 내야 되겠다’는 발원을 해서 극락세계를 향한 마음가짐을 바로잡아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마음을 다잡고 “원아진생 무별염 아미타불 독상수 심신상계 옥호강” 마음 마음은 언제나 아미타 부처님의 광명을 생각하고, ‘염염불이 금색상’ 생각 생각마다 아미타 부처님만 생각하겠다는 마음으로, 여기에 나무아미타불을 더해 염불하는 것을 생활화하면 좋겠습니다.

이 삶은 목적을 정해놓고 목숨을 걸고 살아가야 합니다. ‘지심귀명례’라고 할 때 입으로만 귀명이라고 하지 마세요. 귀명이란 말은 ‘목숨을 건다’는 뜻이니, 확실히 어떤 지점을 정해 놓고 그 세계를 향해서 꾸준하게 변함없이 의심없이 그 세계를 향해서 나아가는 신앙을 가지십시오.

목적없는 신앙생활 이젠 그만

장엄염불 중에서 ‘가사정대경진겁(假使頂戴經塵劫) 신위상좌변삼천(身爲牀座三千) 약불전법도중생(若不傳法度衆生) 필경무능보은자(畢竟無能報恩者) 나무아미타불’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내가 부처님 경전이 좋아 수많은 세월동안 머리에 이고 살았다는 것입니다. 또는 부처님 경전에 의해 수도를 해 신통을 부려 온 천지에 내 몸을 나투더라도 내가 이 부처님 말씀을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해 주지 못하면 나는 부처님 은혜를 갚는 사람이 못 된다는 말입니다.

절에 와서 불법을 배워 사람들에게 이 아미타 부처님의 세계에 대해서 가르치고 그 사람들에게 발원을 하도록 만들 때만이 엄청나게 큰 공덕을 받습니다. 복권 긁는 것보다 훨씬 즐거운 일입니다. 한 사람을 발원시키는 공덕은 극락세계에서 태어나면 반드시 부처가 되는 것으로 회향됩니다. 한 명의 부처를 만드는 그 공덕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 부처가 사바에 와 중생을 제도한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입을 열어 법을 전하십시오. 이것이야말로 진짜로 복된 말씀입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이 법문은 조계종 수미산아미타도량 원효센터 공파 스님이 3월 24일 서울 아미타사에서 법문한 내용을 요약 게재한 것이다.


공파 스님은

일찍이 남방불교권을 넘나들며 초기·대승불교를 두루 연구한 공파 스님은 현재 부산에서 조계종 수미산아미타도량 원효센터를 이끌며 원효대사에 대한 연구 및 그 사상을 선양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공파 스님은 또 정토에 대한 일반인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염불수행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정토삼부경을 현대적인 용어로 풀어쓴 3권의 『극락세계』(불광출판부) 시리즈를 펴냈으며, 부처님의 마지막 제자들에게 설하신 『유교경』을 번역한 『부처님의 유언』(맑은소리맑은나라)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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