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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사진만 찍어요?”

기자명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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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4.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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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단기출가한 혼혈 동자승 동 효 스님

<사진설명>수계 직후 동효 스님. 뒤로 어머니 윤은실 씨의 모습이 보인다.

미국 수퍼볼의 영웅 하인즈 워드 때문임이 분명하다. 혼혈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덕분(?)에 카메라가 온통 한 곳으로 집중돼 버렸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실시되는 조계사 동자승 단기출가에 동참한 미국계 혼혈 윤보현 군. 아니, 4월 21일 삭발수계하고 단기 출가한 동효 스님〈사진〉에게는 이런 세간의 관심이 어리둥절할 뿐이다. ‘어른들이 왜 자신의 사진을 찍어대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이해하기에는 6살 동효 스님은 너무 어린 천진불이기 때문이다. 봉축기간동안 동자승 단기출가 행사를 매년 실시해온 조계사이지만 혼혈아 동자승이 탄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보현 군은 입방식 전부터 각종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처음엔 단기 출가를 즐거워하던 보현이도 이런 세간의 관심이 조금은 불편한 눈치다.

“어느 정도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는 어머니 윤은실 씨는 “단기 출가를 계기로 보현이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불성의 씨앗을 스스로 발견하고 잘 키워나가 불연을 맺을 수 있게 된다면 부모로서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단기출가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고 환한 웃음을 보인다. 잦은 미국 출장으로 수계식에 동참하진 못했지만 아버지도 보현이의 단기 출가를 적극 후원했다. 어머니는 조계종 국제포교사로 활동할 만큼 적극적인 신행활동을 해왔다. 덕분에 어린 보현이는 사찰을 내 집만큼 편하게 생각한다.

4월 19일 입방식에서부터 합장인사, 삼배하기, 반가부좌로 앉기 등 사찰 예절을 익숙하게 따라하며 신행 경력을 선보인 보현이는 수계식에서도 제법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함께 삭발한 도반의 까슬까슬한 머리를 만지며 웃음보를 터트리는 동효 스님의 모습은 여느 아이와 조금도 다름없는 개구쟁이 그대로다.

“친구도 많고 스님들도 좋다”며 출가에 ‘만족감’을 표시하는 동효 스님을 바라보는 어머니는 출가자가 된 아들의 모습이 더없이 대견하지만 내심 걱정도 없지 않다.

“사찰이나 불교계에서 만난 대부분의 불자들은 혼혈아인 보현이를 분별없이 따뜻하게 품어 주었다”며 “단기출가 기간 동안 동효 스님을 만나는 모든 분들이 겉모습보다는 그 속에 품고 있는 불성, 내 아이와 똑같이 불성을 갖고 있는 내 이웃의 평범한 아이로 보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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