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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故 서정주 미발표 시 공개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6.05.01 14:00
  • 댓글 0

96년 쓴 100주년 기념작…타임캡슐 봉안

미당(未堂) 서정주(1915-2000) 시인이 생전에 모교인 동국대학교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쓴 시가 5월 1일 오전 11시 동국대학교 본관 접견실에서 공개됐다.

동국대학교(총장 홍기삼)가 건학 100주년을 맞아 공개한 ‘동국대학교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라는 기념축시는 1996년 3월, 90주년을 맞아 발족한 100주년 기념사업회가 청탁해 미당 선생이 5월 경 쓴 것이다. 이 축시는 미당의 육필 원고를 받아 그동안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 내 국보급 도서 보관실인 귀중본실에 보관돼 왔다.

6연 32행 분량의 축시는 미당 선생의 모교사랑과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후학들에게 민족자존과 정의로운 정신을 일깨우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석전 박한영과 만해 한용운 선생 등을 인용, 일본불교 조동종의 한국불교 침탈에 반대한 일을 비롯해 3·1운동, 4·19 혁명 등 역사적 사건 가운데 ‘민족의 정의에 앞장서’는 동국대학교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미당은 1935년 동국대학교의 전신인 중앙불교전문학교에 입학, 1959년부터 1979년까지 20년 동안 모교의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2000년 타계 전까지 66년을 동국대와 함께 했다.

직접 축시를 낭독한 홍기삼 총장은 “10년 전 미리 축시를 부탁할 때 미당 선생님의 적지 않은 연세로 조심스러웠다”면서 “그럼에도 당신은 ‘모교 100주년까지 살아 직접 낭송하겠다’며 흔쾌히 시를 써 주셨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동국대학교는 미당의 기념시 중 발표 당시 ‘동대신문’에 실렸던 개교 62주년 기념축시 ‘우리 고향 중의 고향이여’도 다시 언론에 소개했다.

동국대학교에서는 축시의 원본을 올 가을 경 타임캡슐에 보관하고 동국대학교 개교 200주년 때 다시 공개할 예정이다. 또 동국대학교는 이 축시를 학교에서 간행하는 모든 공식적인 책자에서 ‘무한히 계속될 이 민족사 속에서’라는 제목으로 수록키로 했다.




△다음은 미당의 동국대 개교 100주년 기념 축시 전문

동국대학교(東國大學校) 개교(開校) 100주년을 앞두고
1996년 5월에 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

국선화랑도(國仙花郞道)와 불교(佛敎)의 원만한 통합정신(統合情神)을 이어 받아서
신라(新羅)의 삼국통일(三國統一)의 힘을 그대로 계승해서
<햇빛 밝은 동쪽의 아침나라>라는 뜻으로
동국대학교(東國大學校)라는 이름을 지녀 내려온
우리의 떳떳한 교육(敎育)의 전당(殿堂)이여!

1910년 엉터리 일본제국(日本帝國)의 강압(强壓)으로
못난 이왕조(李王朝)는 일본(日本)에 합병(合倂)되어 버렸지만,
일본불교(日本佛敎) 조동종(曹洞宗)이 우리 불교(佛敎)까지를 합병(合倂)하려하자
우리의 박한영(朴漢永), 한용운(韓龍雲) 스님은 나서서 맹렬히 반대해 이것까지는 못하게 막어냈나니,

한용운(韓龍雲) 스님으로 말하면
1906년에 개교(開校)한 우리 동국대학교(東國大學校)의
제일회(第一回) 졸업생(卒業生)이고,
박한영(朴漢永) 스님은 또
우리 학교 초창기(草創期)부터의 참 좋은 교수(敎授)님 아니신가?

1919년에 3·1 운동이 일어나자
33人 중의 한분인 한용운 스님 밑에서
우리 동국대(東國大) 학생(學生)들은 각지로 나뉘어져 이 일을 이루어냈나니,
그들 중의 김법린(金法麟), 백성욱(白性郁) 같은 학생은
해방 후 우리 대학교(大學校)의 한때의 총장님들도 되었었지.

이 나라를 철저히 사랑해 지키며 공부하는
이 정신이 언제인들 끝날 수 있겠는가?
1960년 자유당(自由黨) 정부(政府)의 부정선거(不正選擧)를 규탄하는 4·19가 터지자
대통령의 경무대(景武臺)로, 경무대(景武臺)로 맨 앞장서서 몰려가다가
맨처음 사격(射擊)에 희생당해 순절(殉節)한 것도
우리 동국대(東國大) 학생(學生)이 아니었나?!

언제나 이 민족(民族)의 정의(正義)에 앞장서고,
의리와 인정에 투철하고,
엉터리 학문(學問)은 절대로 하지 않는
우리 동국대학교(東國大學校)의 오랜 학풍을 우리는 믿나니,
무한히 계속될 이 민족사(民族史) 속에서
모교(母校)여 늘 건재(健在)키만 하소서!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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