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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불교를 뒷걸음치게 했나

기자명 법보신문

윤 청 광
방송작가

지난 6월 1일, 통계청이 ‘2005년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종교분포에 관한 통계자료가 불교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통계청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53.1%가 종교를 믿고 있는데, 이는 10년 전의 종교인구에 비해 10.5% 증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전체 종교인구가 10.5%나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하게도 불교를 믿는 사람은 10년 동안에 수도권에서만 24만 명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강산도 변한다’는 지난 10년 세월 동안 ‘100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해오던 우리 불교는 신봉자를 더 늘이기는커녕 서울에서 무려 24만 명의 신도를 잃어버렸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그와는 반대로 한국 가톨릭은 지난 10년 동안 무려 74.4%의 증가세를 보여 10년 전에는 가톨릭 신자가 295만 명에 불과했는데 이번 조사결과 514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물론 전체 신도수를 살펴보면, 아직은 불교신도가 1072만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22.8%를 차지하고 있고, 전체 종교인구 2497만 가운데 거의 50%를 점하고 있는 한국 최대의 종교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가톨릭이 거의 두 배로 교세를 확장하는 사이에 불교는 정반대로 신도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크나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더더구나 오랫동안 ‘불교의 본고향’으로 자타가 공인해 왔던 ‘한국의 불국토’ 부산에서조차 지난 10년 동안에 불교신도가 무려 7만 7천여 명이나 줄어들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통계청 조사결과를 놓고, 냉엄하게 이런 결과를 초래한 정확한 원인규명부터 하지 않으면 안된다.
 
과연 무엇이 지난 10년 세월 동안 한국불교를 뒷걸음질치게 했는가? 그리고 과연 무엇 때문에 국민들이 불교로부터 고개를 돌렸는가?

우리는 이제 겸허한 자세를 지난 10년의 잘못을 되짚어보고 구체적인 원인분석을 통해 앞으로의 10년을 위해 빈틈없는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여러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학자들이 ‘21세기는 불교의 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 바 있거니와, 한국불교는 오늘 새로운 불교중흥의 시대를 눈앞에 두고 과연 10년 후, 20년 후, 30년 후를 내다보는 중장기 발전계획과 그에 걸맞는 포교,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가?

1600년의 장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최대의 종교교단에 여법한 규모를 갖춘 ‘종책연구소’ 한 곳도 없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는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 이래 불교의 100년 대계를 위해 구체적인 조사연구의 필요성을 누누이 지적해온 바 있거니와 우주공학의 시대, 유전자공학의 시대, IT가 세상을 지배하는 온라인 인터넷의 시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주 5일 근무제의 시대, 전국민의 90%가 고학력자가 되는 지식의 사회에서 과연 불교가 무엇을, 어떻게 전하고 가르치고 접근해서 이 시대의 중생들에게 즐거움과 행복과 만족과 위안을 줄 수 있을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주공학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유전자공학이 발전하면 할수록, 주 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 될수록, 국민교육 수준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불교는 그야말로 호시절을 맞게 될 것이요, 만중생의 마음을 휘어잡게 될 것이다.

그동안 세계적인 물리학자, 수학자, 심리학자, 유전공학자는 물론 서양의 철학가, 문명론자들까지도 불교의 가르침이야말로 인류행복의 열쇠라고 강조하지 않았던가.

이제 우리는 21세기 불교의 시대를 맞아 그에 걸맞는 조사연구를 통해 확실하고 명쾌한 인류행복의 길을 마련하여 10년 후의 통계 조사에서는 웃을 수 있게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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