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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바팔리, 유녀 아닐 가능성 커”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6.06.21 10:52
  • 댓글 0

대진대 강사 원혜영 씨
9일 인도철학회서 주장

최근 영화로도 만들어진 기독교계의 뜨거운 감자 소설 『다빈치코드』는 그동안 창녀로 알려진 막달라 마리아가 사실은 예수의 부인이며, 예수의 자식을 잉태한 채 프랑스로 피신했다는 가설에서 출발한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 책을 통해 재조명된 막달라 마리아의 사회적 신분은 초기 기독교에서 여성의 위치를 재고하는 중요 메타포로 부각되고 있다.

기독교의 막달라 마리아에 비견될 만한 불교계의 인물로는 초기 열반경에 등장하는 암바팔리라는 여성이 있다. 6월 9일 동국대학교에서 개최된 인도철학회에서 원혜영 씨는 「공동체에서 여성문제-초기 열반경 ’암바팔리 에피소드를 중심으로-」에서 “암바팔리는 몸 파는 여인이 아니었으며, 초기 불경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여성을 경시하는 풍조로 인해 유녀로 각색됐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초기경전에 등장하는 암바팔리 일화는 다음과 같다. 매력적인 유녀 암바팔리가 부처님께 올릴 공양을 준비하기 위해 마차를 타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서, 왕자들은 수만 냥의 금화를 줄 테니 부처님 대신 자기들을 초대해 달라고 청했다. 암바팔리는 수만 냥이 아니라 베살리를 모두 준다해도 그럴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왕자들은 부처님을 찾아가 공양을 모레로 미루어줄 수 없겠느냐고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수락하였으니 번복할 수 없다고 대답하셨다. 결국 다음날 부처님께서는 암바팔리의 집에서 공양을 드셨고, 그녀는 망고숲의 멋진 정원을 승단에 보시했다.

원혜영 씨는 “붓다가 암바팔리 여인의 공양을 받았다는 점을 인정하고자 할 때 초기 경전 집필자들이 그녀의 지위를 기녀라고 격하시켜 붓다가 행한 행위에 높은 가치를 두고자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초기 열반경에 나타나는 그녀의 경제적 조건과 인품, 그리고 붓다에게 승가공동체를 보시한 공양의 정도를 참고한다면 다른 고위 계층에 버금가는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고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초기 열반경에서 붓다의 발 아래 눈물 흘린 여인에 대한 붓다 사후의 엇갈린 평가나, 경전 결집에 있어서의 여성의 소외 등 당시 상황을 살펴볼 때 여성을 열등시하는 풍조가 붓다 입적후 초기 불교시대에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암파팔리 에피소드는 여성 공동체 구성원의 확실한 입지를 시사하는 것이라는 것이 원 씨의 주장이다. 

탁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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