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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 이숙희 씨 하

기자명 법보신문

일수 스님 만나면서 동중선 공부 시작
점검-경책 받으며 가족모두 참선 수행


스님께서 “남편도 부처님의 화신이요, 자식도 부처님의 화신이니 시봉 잘 하라”고 말씀하신 이후, 정말로 남편이나 아이들을 부처님 화신으로 생각했다. 그러면서 마음 또한 편안해졌다.

당시 고암 스님이 소개해 준 스님은 삼정사 삼밀 스님이었다. 삼정사에 다니면서 마음공부를 시작했고, 둘째 아이를 갖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 가정에 평화가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암 스님이 열반에 드시고 삼밀 스님마저 열반에 드시면서 세상을 다 잃어버린 것 같은 공허함이 죽음의 공포보다 더 크게 다가왔다. 마음 둘 곳 없이 있던 중 남편이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대전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이사를 했다.

대전에서 조그마한 암자를 의지처로 삼아 다니기 시작했다. 암자를 다니면서 남편도 발심을 하기 시작했고 그 암자의 궂은일을 열심히 하면서 공양주 소임을 맡아 7년 정도 일을 했다.

그러나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세속의 집안 일을 하는 것 같은 회의가 오기 시작하여 과감하게 인연을 끊고 불교대학을 다녔다. 아이들 역시 일요법회를 빠짐없이 다니면서 집안에는 완전한 평화가 찾아왔고, 저축도 제법 하면서 부러울 것 없이 신앙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 무렵 공무원 아파트를 분양 받게 되었는데, 때마침 큰집에서 잔금 치를 때 준다면서 돈을 빌려달라고 하기에 아무런 의심 없이 선뜻 내주었다. 그런데 기일이 되어서도 돈을 받지 못했고 그로 인해 입주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 벌어졌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기분이었고, 남편은 화가 성하여 야단이었다.

그동안 불교공부를 한 덕분이었을까. 그때 내가 먼저 남편에게 “전생의 빚 다 갚았다 치고 잊고 다시 시작하자”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 일을 지혜롭게 풀지 않았더라면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모든 일을 인과법으로 풀려고 하다보니 남과 시비할 일이 그만큼 줄어들었다. 하지만 가르침을 배울 수 있는 스승을 만나지는 못했다.

그러던 어느해 하안거 때 갑사로 기도를 다녔다. 거기에서 다시 큰 인연의 고리가 이어졌다. 그분이 바로 일수 스님이었다. 스님은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차를 내주시면서 남은 여생을 당신의 시봉을 들라고 했다. 나 역시 스님을 알지 못하면서도 거리낌없이 선뜻 그리 하겠노라고 대답을 했다.

그렇게 우연치 않은 인연으로 백양사 운문선원장을 역임하셨던 일수 스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참선 공부를 시작했다.

스님은 일상 속에서 수행하는 동중선을 가르치셨는데 항상 “행주좌와 어묵동정에 선 아닌 것이 없다”고 강조하셨다. 또 일일이 점검해주시고 경책도 해주셨다.

허망한 육신에 끄달리지 않고 사는 법을 확실하고 명쾌하게 가르쳐 주시기에 나는 물론 온 가족이 참선 수행을 하게됐다. 남편도 도반이요, 자식도 도반이 되어 함께 공부하면서 방 거사님 흉내를 내보고 싶다는 환희심이 생겼고 지금은 삶의 첫 번째가 참선수행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지금도 서울 법천사에서 선 교육체계를 갖추어 가고 있는 스님을 찾아 수행을 점검 받으며 매일 매일 화두 참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부(55·대전시 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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