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이 종단 소속 한 승려의 비종교적 행위로 인해 끝간데없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자 종풍쇄신 운동을 선언하고 나섰다. 비구-대처 분규를 거쳐 탄생한 태고종이 그동안 제2종단의 자리를 굳건히 하고자 절치부심하던 중에 터진 엽기적 사건이었으니, 종단으로서는 적잖이 놀라고 당황했을 법하다.
종단 내에서는 그동안 아무리 사유재산이 인정되는 상황이라지만 출가 승려들이 설마 본분을 망각하고 세인보다 못한 일탈행위를 할까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을 것이나, 이미 종단 밖에서는 소속 사찰과 승려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종단 현실을 보면서 언젠가 한번쯤은 홍역을 앓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이 끊이지 않았었다. 종단 내부 인사들만 자가당착에 빠쳐 종단의 현실을 올바로 보지 못했을 뿐이라는 말이다.
사정이 이러했기에 불행한 일을 겪은 다음이기는 하지만, 종풍쇄신 및 청정종단 이미지 구축을 선언하고 나선 태고종의 발 빠른 대응을 모든 불자들과 더불어 환영하며 이후 실천여부를 주목하고자 한다.
우선 소속 사찰과 승려들에 대한 일제조사는 물론 제도정비를 통해 실추된 종단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세간에 다가서겠다는 다짐은 자성과 자정의 의지를 보이는 일이기에 반드시 성공해야 할 일임에 분명하다.
태고종의 종풍쇄신 및 청정종단 선언이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한 가지 당부하지 않을 수 없다. 종단 집행부는 물론 주요사찰 주지 스님 등 종단의 주요 지도자들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모두가 뼈를 깎는 심정으로 이 청정운동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세를 바탕으로 종풍쇄신과 청정종단 만들기에 성공했을 때에야 비로소 태고종이 살고, 소속 사찰과 스님들의 설자리가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기를 바란다.